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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기름’…현대중공업 노사, 극과 극으로 달리는 요구안·제시안

‘물과 기름’…현대중공업 노사, 극과 극으로 달리는 요구안·제시안

기사승인 2018. 04.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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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했던 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갈등의 골이 또 다시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양측의 제시안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극과 극을 달리고 있어 절충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9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다. 노조의 요구안에는 금속노조 원·하청 공동 임금인상 요구액으로 기본급 14만6746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연차별 임금격차 조정 호봉승급분(2만3000원) 이상 기본급 조정, 자기계발비 인상 (20시간→30시간), 2018년 성과금 250%+알파,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별도요구안은 산별임금체계 마련을 위한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 구성 및 총고용 보장(고용안정협약서 작성), 직무환경수당 상향조정, 자격수당 인상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며, 단협에서는 조합원 제외 부문을 기존 과장급에서 부장급 이상으로 올리는 안 등 총 29개의 개정안도 마련했다.

반면 사측은 지난 20일 경영난을 이유로 들며 기본급 동결과 임금 반납의 내용이 담긴 올해 임단협 개정안을 노조측에 전달했다. 회사의 개정안 골자는 기본급 동결은 물론 경영정상화까지 임금의 20% 반납이다. 여기에 월차 폐지 후 기본급화, 연차 근로기준법 기준 적용, 지각·조퇴 시 해당 시간분 임금 감액 규정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측의 요구안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한쪽은 임금 인상을, 다른 한쪽은 임금 동결도 아닌 반납을 요구하고 있다. 또 노조는 자기계발비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측은 월차조차 폐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앞서 2016년에도 70차례 가까이 교섭을 시도했지만 결국 타결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21차례 파업이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는 전면파업도 3차례나 포함됐다. 이후 현대중공업 노사는 협상을 2017년 교섭과 통합 진행했다.

노사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올해 임단협이 쉽게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임단협 교섭을 위한 상견례도 진행하지 않았지만 노조는 벌써부터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오후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회사가 어려운 상황인 것을 알고 있을 터인데 완만하게 협의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을 내세워서는 회사 정상화는커녕 자멸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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