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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사실상 삼성 ‘이재용’ 롯데 ‘신동빈’이 총수… 책임경영 해라”

공정위 “사실상 삼성 ‘이재용’ 롯데 ‘신동빈’이 총수… 책임경영 해라”

기사승인 2018. 05. 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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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지배구조 정점 있어… 경영현실 등 반영
60대그룹 당기순이익 1년새 두 배 ‘껑충’
삼성·SK 등 반도체회사 매출·순이익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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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 총수를 기존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지정했다. 사실상 그룹에 가장 큰 지배력을 가진 인물로 이들을 꼽은 셈인데, 이로써 공정위는 제재를 포괄할 수 있는 범위를 더 명확히하고 책임경영 강요 수위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공정위는 1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8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1년 새 대기업집단의 당기순이익과 자산이 모두 늘었지만 상위 5대그룹과 하위 그룹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상위 10대 그룹 서열 변화는 없었고, 새롭게 대기업 집단으로 게임사인 넷마블을 포함해 3개사가 추가되면서 총 60개 그룹으로 늘었다.

◇ 이재용·신동빈, 지배구조 ‘정점’… 법적 책임 강화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앞서 4월30일 사전 브리핑을 갖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삼성그룹 ‘동일인’을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동일인은 특정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사람이나 법인을 지칭하고 있어, ‘총수’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회장이 2014년 입원 이후 만 4년이 된 현재까지 일체의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부회장의 경우 삼성물산 등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위치한 회사 지분을 최다 보유하고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사실상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지배력 요건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누가했느냐에 대한 현실 상황을 봐야 한다”며 “미래전략실 해체와 같은 삼성그룹 조직 운영에 대한 전략적 판단은 이 부회장에 의해 결정되고 실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존 이 회장을 총수로 했을 때 삼성전자에 대한 특수관계인 지분율 요건을 미충족, 계열범위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이 부회장의 경우 삼성전자 부회장 직책에 있으면서 삼성물산·삼성생명 등을 통해 간접 지배 하고 있어 삼성전자를 기업집단내에 포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변경에 따라 향후 삼성그룹 계열사가 사익편취 금지 등의 규제를 위반했을 경우 법적 책임은 이 부회장이 지게 된다. 또 공정위 입장에서는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이 부회장을 법적 책임의 당사자로 규정함으로써 규제의 실효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총수를 변경 지정했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의 개인 최다출자자이자 대표이고, 계열회사 지배구조 최상위에 위치한 호텔롯데 대표이사까지 맡고 있다는 점이 지목됐다. 또 신 총괄회장의 경우 소속회사에 지분율 요건을 갖추지 못한 회사가 있어, 신 회장으로 변경할 때에만 해당기업들이 기업집단내 포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네이버의 이해진 창업자는 일선에서 물러났음에도 ‘동일인’을 유지했다. 이 창업자가 최근 지분 0.6% 매각에도 불구, 여전히 개인 최다출자자(3.72%)이고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창업자와 함께 근무해 온 인물이기 때문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본 것이다.

이외에도 49개 그룹 중 38개그룹은 동일인이 집단 내 최고경영자 직책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중 32개 그룹은 최다출자자로서, 6개 그룹은 우호지분을 활용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CI의 경우 고 이수영 회장이 작고함에 따라 장남이자 회사 대표인 이우현 사장으로 변경 됐다.

◇ 60대그룹 당기순이익 1년만에 ‘두배’… 그룹간 격차 확대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대기업 전반적으로 재무상태와 경영성과가 크게 개선된 가운데 상하위 집단간 격차를 더 벌어졌다. 60대 그룹 당기순이익은 10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53조8000억원 대비 두배 가량 급증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1233조4000억원에서 1359조5000억원으로 10.2% 늘고 자산은 1842조1000억원에서 1966조7000억원으로 6.8% 불었다. 반면 부채비율은 76.0%에서 71.2%로 4.8%포인트 낮췄다.

다만 상위 5개 그룹이 60개 그룹 전체에서 자산 53.4%, 매출액 56.7%, 순이익 67.2%를 차지하는 등 그룹간 격차는 현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반도체 호황 날개를 단 삼성과 SK다. 삼성이 34조6000억원, SK가 32조2000억원 늘었다. LG도 가전·석유화학 등의 판매가 늘며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삼성·LG가 각각 19조4000억원, 10조5000억원 증가했고 LG가 4조5000억원 늘었다.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넷마블(5조7000억원)과 메리츠금융(6조9000억원), 유진(5조3000억원)이 추가되며 총 60개사로 늘었다. 공정위는 또 지난달 17일 시행령 개정으로 임원독립경영 인정제도가 도입된 이후 신청을 받아, 네이버 계열회사로 편입돼 있던 휴맥스의 계열분리를 인정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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