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범 변호사 “‘전지적 참견 시점’ 논란된 조연출, 일베 단어 ‘어묵’ 모를 수 있어”

/사진=MBC

 오세범 변호사가 '전지적 참견 시점'에 세월호 뉴스가 등장한 것에 대해 의문을 가졌지만 편집 과정 조사 후 의도는 없었다고 결론 지었다고 밝혔다.

16일 상암 MBC 사옥에서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조사위원회의 결과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열려 조능희 위원장(기획편성본부장), 조사위원 오세범 변호사, 고정주 위원(경영지원국 부국장), 전진수 위원(예능본부 부국장), 이종혁 위원(편성국 부장), 오동운 위원(홍보심의국 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오세범 변호사는 "처음에 의뢰를 받았을 때 누가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질렀을까 싶었다. 실체적 진실 파악이 중요하고 혹시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되고 억울한 희생양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과정을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면담하고 관계자료를 비교해봤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제일 중요하게 여겼던 건 의도가 있었는지였다. 부주의가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편집한 것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지었다. 그럼 왜 이런 부주의가 있었을까. 세월호 영상을 어떻게 오락프로에 쓸 수 있을까. 그래서 따라가봤더니 영상 제작 과정이 분업화 돼서 지시하면 빠른 시간 내에 할 수밖에 없고 담당 조연출은 세월호 영상인 줄 알았지만 맞는 멘트가 적절한 게 따로 없어서 블러 처리하면 모를 것이라 생각했다고 하더라 "라며 "이후 전체 시사회가 있으니가 문제가 있으면 걸러질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세월호 영상을 예능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처음에 놀랐다. 더 큰 문제는 일베 사이트에서 세월호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단어인 '어묵'을 몰랐느냐였다. 하지만 면담을 했더니 몰랐다고 하더라. 그 사실도 놀랐다. 물론 이 말이 어묵이 아니라 다른 단어였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하고 어묵이라서 더욱 충격적이라 생각한다"라며 "방송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고 분업화된 과정에서 일이 많다.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협의하거나 진지하게 고민할 틈이 없더라"라고 전했다.

또한 "'어묵'을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은 가장 큰 충격적인 사건이다. 아무래도 제작진이 사회적 공감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이걸 고치기 위해서는 후속조치가 강력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과 함께 세월호 참사 뉴스 특보 장면이 모자이크로 처리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출연자 이영자는 큰 충격으로 해당 주의 녹화 불참을 알렸고 MBC는 결국 '전지적 참견 시점'의 녹화를 중단, 2주간 결방을 확정했다. 또한 MBC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책 강구를 약속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오세범 변호사를 외부 전문가 조사위원으로 선정했으며 사내 5인 등 총 6인으로 구성해 지난 10일 사실관계 조사를 진행했다. 오세범 변호사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세월호 참사 진상 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세월호 가족 대책위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법률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