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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바다에서 사라진 것들을 다시 만나는 기쁨

[기고]우리바다에서 사라진 것들을 다시 만나는 기쁨

기사승인 2018. 0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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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해양수산부 강준석 차관 사진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올해 4월 10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살아있는 명태 수백 마리가 포획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어린 명태이지만 수백 마리의 명태가 한꺼번에 포획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명태가 다시 돌아오는 조짐이 아닐까 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잡히지 않던 물고기가 좀 잡힌 것뿐인데 왜 이렇게 화제가 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명태는 ‘그동안 잡히지 않던 물고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30~40년 전까지만 해도 동해바다에 흔했던 생선이었던 명태는 생태, 동태, 황태, 먹태 등 무려 28가지나 다른 이름으로 서민들의 식탁을 풍요롭게 해주던 고마운 수산물이었다.

1970~80년대 지나친 남획으로 인해 자원량이 급감하고,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냉수성 어종인 명태는 우리바다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물론 러시아산 명태로 만든 동태탕이나 황태찜의 맛도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명태요리를 마주할 때마다 ‘우리바다에서 갓 잡은 싱싱한 명태라면 더욱 맛있지 않았을까...’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우리바다에서 명태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국민들의 염원이 모여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초기에는 명태 어미 몇 마리를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해 지난해 30만 마리의 어린 명태를 방류했다.

올해부터 매년 100만 마리를 방류해 우리바다에서 명태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워갈 계획이다.

아울러 해양수산부는 명태자원이 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원이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는 명태 포획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향후 명태자원이 상업적 어업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될 경우에도 어획량과 어구어법 등을 엄격히 관리해 과거의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한반도에 불고 있는 평화의 바람도 명태자원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북한의 원산만 일대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명태의 주산란장과 서식장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또한 지나친 남획으로 인한 자원 고갈문제로 명태자원의 회복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보다 자세한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남북교류가 활발해질 경우 남북 간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명태살리기 프로젝트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명태에 이어 우리바다에서 사라진 또 다른 물고기로는 쥐치, 정확하게는 말쥐치가 있다. 쥐치는 1970∼80년대 당시 매년 20만∼30만 톤이 어획되어 멸치, 고등어, 오징어와 함께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의 주력어종이었다.
그러나 명태와 마찬가지로 지나친 남획으로 자원이 고갈돼 현재 베트남산 쥐포가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부터 부산시, 수산자원관리공단 및 업계와 함께 말쥐치 산란·서식장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부산시 기장·일광 인근 해역이 말쥐치 산란·서식장으로 적합한지 조사 중이며 적지로 판정될 경우 어린 말쥐치 방류와 산란장 조성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의 노력과 전 국민적인 관심을 통해 우리 바다에서 사라졌던 명태와 쥐치 등이 다시 돌아와 우리의 식탁이 풍요로워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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