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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반도 운전자 마지막 코스…김정은·트럼프 유일한 연결고리

文대통령, 한반도 운전자 마지막 코스…김정은·트럼프 유일한 연결고리

기사승인 2018. 05. 24.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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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진의 김정은에 전하기 위해 곧 남북 핫라인 통화
상호 신뢰 현저히 낮은 북·미 사이 세부 조율이 관건
백악관 방명록 남기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해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2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까지 한 달 사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모두 만난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문 대통령은 24일 귀국 후 자신이 직접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김 위원장에게 전하고, 보다 적극적인 중재를 위해 남북 정상간 첫 핫라인 통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고,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겠다”며 북·미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실제 판을 깨겠다는 의미보다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하나의 협상 전략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김 위원장이 어떻게 법아들이냐는 또 다른 문제다. 북한이 지난 17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성명을 통해 ‘조·미 회담 재고려’ 카드를 꺼내들었을 때와는 말의 무게가 다르다. 북·미 관계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도가 현저히 낮아 서로의 ‘진의’를 파악하는 게 관건이고, 두 사람의 유일한 연결고리인 문 대통령의 역할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지난 20일 이후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핫라인 통화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청와대는 줄곧 “때가 되면 통화가 이뤄질 것”, “남북 간 통화는 의례적인 정상 통화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이 86분간의 정상회담을 위해 1박4일을 할애해 워싱턴으로 날아간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뜻을 전하고,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인 만큼 핫라인 통화가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여러 가지 조건들을 ‘역지사지’로 중재하는 것도 문 대통령의 몫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금 한·미 정상회담에 혹 떼러 갔는데 부담이 좀 많아진 것 같다”는 표현으로 문 대통령의 과제를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23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면서, 회담을 하게 만들고 싶으면 북한을 다시 한 번 설득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김 위원장이 확실하게 동의하도록 만들어 놓으라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조건이 맞아야 된다는 애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그거 조건 만들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한테 부담이 많이 넘어왔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공부모임인 상춘포럼 특강에서도 문 대통령의 과제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대가 마지막 시험대에 오르면서 싱가포르 북·미 회담이 열리는 다음달 12일까지 치열한 조율 작업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의 체제 보장을 명확하게 약속한 점, 두 정상이 처음으로 남·북·미 3국의 공동 종전선언 방안을 논의한 것은 문 대통령의 중재 공간을 넓혀줬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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