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폼페이오 미 국무 “북 비핵화 협상, 시간표 없다”, 매티스 국방 ‘패싱’?

폼페이오 미 국무 “북 비핵화 협상, 시간표 없다”, 매티스 국방 ‘패싱’?

기사승인 2018. 06. 26. 07:0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폼페이오 "두달, 여섯달 시간표 설정하지 않을 것"
국방부 관리 "미, 조만간 특정 요구상황 담기 시간표 제시"
NBC "매티스, 트럼프 행정부 핵심 외교·안보 정책 결정서 배제"
TRUMP CABINET MEETING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시간표(Timeline)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미 국방부 관리가 전날 ‘미국 정부가 조만간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특정 요구사항이 담긴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각료회의에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손을 올리고 신뢰를 표시하고 있는 모습./사진=워싱턴 D.C. UPI=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시간표(Timeline)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진행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두달, 여섯달 등의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두 지도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하기로 한 것을 달성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신속한 시점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상을 계속하기에 충분한 진전이 있는지 ‘계속 재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한 국방부 관리가 24일 ‘미국 정부가 조만간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특정 요구사항이 담긴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 관리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에 앞서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 이행이 어떤 모습이 될지에 대한 우리의 구상을 북한에 제시할 것”이라며 “특정 요구사항과 특정 시간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북한)이 선의로 움직이는지 아닌지를 곧 알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결과물을 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국방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한과의 외교 협상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협상엔 구체적인 시간표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국방부 관계자의 북한에 관한 모든 언급은 단지 협상의 군사적 측면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3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해 ”북한의 ‘주요 비핵화’를 앞으로 2년 반 내에 달성할 수 있다는데 희망적(hopeful)”이라며 시간표를 제시했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에 관해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은 북·미 후속 협상이 미국의 의도대로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울러 미 국방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패싱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정책 결정에서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Trump
미국 N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최근 6개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무장관의 입지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사진은 매티스 장관(왼쪽)이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N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최근 6개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매티스 장관의 입지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4성 장군 출신으로 해병대 지휘관 시절 ‘미친개(Mad dog)’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강경파다. 트럼프 대통령도 임기 초기 매티스 장관에 대해 존경과 예우를 드러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정책들을 계기로 ‘트럼프-매티스 균열’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한 국방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에는 하루에도 수차례 매티스 장관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이제는 관계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NBC에 따르면 두 사람의 거리가 멀어진 시발점은 지난해 12월 당시 텔아비브에 있었던 주(駐)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결정이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면서 미국대사관 이전을 추진하는데 대해 “중동의 안보 불안을 높일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우주군(Space Force) 창설 선언, 주방위군 ‘멕시코 국경’ 배치, 이란핵합의(JCPOA) 파기 등도 ‘매티스 패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NBC는 6·12 북·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매티스 장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직 백악관 당국자는 “매티스 장관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로부터 ‘한·미훈련 중단 결정’을 확인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결정이 이뤄지고 난 이후”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의 정치적 입지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내각 개편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당국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물러난 이후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강하게 제동을 거는 일도 없어졌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