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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매수’ 일색 리포트…“투자 참고용으로만 봐야”

여전한 ‘매수’ 일색 리포트…“투자 참고용으로만 봐야”

기사승인 2018. 07.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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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종목 분석 보고서의 ‘매수’ 비율이 80%를 넘어서며 투자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시행된 투자비율 공시제도 또한 강제력이 없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도 증권사의 보고서는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발행된 국내 증권사 분석 보고서의 80% 이상이 ‘매수’ 의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위권 증권사 리포트의 ‘매수’ 비율은 메리츠종금증권이 96%, 미래에셋대우 90%, 삼성증권 86.6%, NH투자증권 79.6%, 대신증권 83.5%, KB증권 72.9% 순이었다. 특히 대신증권의 매도의견 비율 1%를 제외하면 나머지 증권사의 매도 의견 비율은 0%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금융투자는 63%, 도이치증권 55.6%, 제이피모간증권 49.1% 등 매수 의견 비율이 국내 증권사보다 확연히 낮았다.

금융당국이 2015년 5월부터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매수·중립·매도로 구분해 그 비율을 공시하도록 한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를 시행하며 개선에 나섰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도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괴리율을 보고서에 반영하고, 리포트의 내부심의기준을 만들어 내부 검수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을 단행했지만 마찬가지다.

당국의 제도 개선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건 강제성이 없어서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은 기업 투자 중개나 상장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여서 ‘매도’ 의견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으로 주가 하락이 점쳐지는 종목도 국내 증권사의 경우 중립에 해당하는 ‘보유(hold)’ 의견을 내거나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소극적·간접적인 분석에 그치고 있다. 굳이 매도라는 표현을 사용해 해당 기업과 부정적 관계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게 대부분 증권사가 처한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매수 일색 리포트가 외국인이나 기관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일반투자자, 즉 개미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매수 일색 보고서에 안심하고 있다가 외국계 증권사가 갑작스레 매도의견이라도 내놓으면 일시에 주가가 곤두박질 치는 사례들이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기업과 증권사가 갑을 관계에 있는 만큼 단기간에 제도적 효과를 거두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증권사 보고서를 맹목적으로 믿지 말고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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