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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보험약관대출…보험사·가입자 희비 엇갈려

급증하는 보험약관대출…보험사·가입자 희비 엇갈려

기사승인 2018. 07.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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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약관대출, 작년 1분기 比 2배 넘는 증가율
경기둔화와 대출축소에 풍선효과처럼 늘어나
소비자 불리한 만큼 보험사 수익보전 가능해
생명보험업계보험약관대출증가상위5개사
보험가입자의 보험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보험약관대출 규모가 전년 대비 3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확실한 담보로 고금리 알짜 수익을 얻게 된 보험사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출을 받은 보험가입자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NH농협생명과 신한생명 등 은행계열 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규모는 업계 전체 평균 대비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은행을 찾은 금융소비자들이 1금융권 대출이 막히자 보험금을 담보로 대출을 많이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보업계 전체의 보험약관대출은 46조859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대비 6.73% 증가했다. 1년 전 증가율이 2.75%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증가폭은 2배 이상 커진 것이고 이는 같은 기간 은행업계의 대출 증가율인 5.56%보다도 높다.

자산기준 국내 10대 보험회사 중에서 보험약관대출이 전년 대비 가장 크게 늘어난 보험사는 NH농협생명으로 증가율은 12.44%를 기록했다. 2위는 12.41%를 기록한 미래에셋생명, 3위는 11.97%를 기록한 신한생명으로 나타났다. 은행계 생보사의 보험약관대출 증가세가 높게 나타난 이유로는 은행 채널을 통한 연계영업이 꼽힌다. 은행에서 대출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신용등급조회나 대출심사절차가 없는 보험약관대출을 하는 고객이 급격하기 늘었다는 것.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가입자의 납입한 보험금이라는 확실한 담보가 있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소위 ’돈을 떼일 위험‘이 없지만 대출 금리는 6~7%대로 은행 대비 매우 높다. 한마디로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면 굳이 보험약관대출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일각에서는 보험약관대출의 증가가 저축은행 판매 축소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보험업계에 짭짤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출액이 47조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1%만 이익을 얻더라도 업계의 이익은 4700억원에 달한다. 또 보험약관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는 호재다.

반면 불가피하게 보험약관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는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지고 있다. 경기둔화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하회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소비심리는 1년 2개월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금융 취약계층이 반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셈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보험약관대출의 뚜렷한 증가세는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급한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이는 최근 보험해약률 증가와 함께 어려워지고 있는 가계 경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이어 “하지만 보험약관대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보험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보험약관대출에 붙이는 보험사의 가산금리가 적정하게 부과되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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