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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집권’ 훈센 캄보디아 총리, 아들에게 권력 세습할까

‘33년 집권’ 훈센 캄보디아 총리, 아들에게 권력 세습할까

기사승인 2018. 07. 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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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훈 마니 페이스북
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집권하고 있는 지도자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가 아들에게 권력 세습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훈센 총리가 이끄는 여당 캄보디아인민당(CPP)은 29일 치러진 총선의 승리를 선언했다. 승리 선언이 나온 것은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들이 아직 CPP가 전체 125석의 의석 가운데 몇 석이나 확보했는지도 밝히기 전이었다. 훈센 총리가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강제 해산하고 독립 언론 매체들을 폐쇄시킨 후 치러진 선거였던 만큼, 이같은 결과는 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65세의 훈센 총리는 33년째 집권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최장기간 재임하고 있는 지도자다. 그는 지난해 9월 앞으로 10년간 더 권좌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훈센 총리가 이미 권력 이양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의 아들 세 명 중 두 사람이 유력한 후보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후계자로 유력하게 꼽히는 것은 훈센 총리의 장남 훈 마넷(40)과 막내 아들 훈 마니(35)다.

훈 마넷은 캄보디아인 최초로 미국의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한 인물로 뉴욕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6월 대장으로 진급했다.

훈 마넷은 2015년 호주방송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캄보디아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한 이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훈 마넷은 “경제 성장을 위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고,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경제 성장의 산물을 분배하는 것이 평화와 사회적 화합을 유지하는 토대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 총리직에 오르고 싶냐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반면 훈 마니는 총리직에 대한 의욕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CPP의 청년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2016년 캄보디아 라비오 방송에 출연해 총리가 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면서, 이것은 모든 젊은이들의 열망이 돼야 된다고 말했다.

훈 마니는 아버지 훈센 총리가 지난 29일 총선을 불공정하게 치렀다며 국제적인 비난에 휩싸이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버지를 변호하고 나서기도 했다. 훈 마니는 이같은 비판에 “경악하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82%라는 투표율은 캄보디아 국민들이 자신들의 조국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훈 마니가 선거 전날 참석한 프놈펜에서의 시위를 지켜본 던컨 맥카고 콜롬비아 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그는 고도로 능숙한 정치인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고, 청중들을 아주 잘 선동했으며, 메모 없이도 아주 활기찬 연설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맥카고 교수는 “그렇지만 형인 훈 마넷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관측”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터뷰들을 살펴볼 때 그는 아버지보다 더욱 강경한 성향인 것으로 보인다”며 “내 생각에 훈센 총리는 결코 (권력을) 아무것도 내려놓지 않고 아들들의 경쟁을 통해 나라의 주목을 받으려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훈센 총리가 아들들의 지위를 계속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법적인 수단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법부 등이 명목상으로는 독립 기관이지만 결국 훈센 총리의 통제 하에 있기 때문에 굳이 불법적인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정치전문가 항 비투는 “그는 헌법적인 방법으로 그 일을 해낼 것”이라면서 “5년을 추가로 집권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다음 선거에서는 아들이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훈센 총리가 권력 세습을 평화롭게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짐바브웨에서 37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오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도 아내에게 권력을 물려주려다 결국 축출된 전례가 있다.

‘훈센의 캄보디아’라는 책의 저자 세바스티안 스트랜조는 “훈센이 가족 왕조를 세우려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모든 권력 세습은 리스크 투성이인데다, 훈센과 그 가족에 대한 주변 권력자들의 만장일치의 지지가 필요한데 이것은 결코 간단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훈센 총리의 미래와 관련, 특히 중국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훈센 총리는 중국으로부터 경제 지원을 받는 대가로 남중국해 분쟁에 있어 중국을 지지해 왔다. 또한 중국은 1994년 이후 캄보디아에 12억 60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라는 돈을 쏟아부었으며, 캄보디아 최대 무역 파트너 국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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