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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게임 된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조짐

치킨 게임 된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조짐

기사승인 2018. 08. 0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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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도 보이지 않아
상호 160억 달러 어치 제품에 추가 맞불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든 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결책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이러다가는 올해 내내 서로 지리한 샅바 싸움을 하다 날을 지새울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원유와 철강, 자동차, 의료장비 등 160억 달러(18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7일(현지 시간) 오는 23일부터 중국산 제품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 25%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기로 한 것에 대한 맞대응 방침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절대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짐하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세는 중국에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대응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사실이 치명적이다. 양국의 상호 수출 규모만 비교해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미국보다 무려 4배나 많다. 여기에 중국으로서는 미국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로 인한 식료품 등의 물가 인상이 국민 불만으로 이어지는 것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대표적인 관세 타킷이 된 미국산 대두에 대한 보복 케이스만 살펴봐도 확연해진다. 중국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면서 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9일 발표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보다 2.1% 오른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시진핑 트럼프
한때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다./제공=신화(新華)통신.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오는 11월 실시되는 중간선거 승리에 목을 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도 하의 미국이 후퇴를 결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적어도 11월까지는 어떻게든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을 몰아붙일 것이 확실하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상기할 경우 갑자기 운전 방향을 직진에서 유턴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자존심 때문에라도 갈 데까지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지금 상태에서 백기항복을 하면 국정 운영이 엄청나게 꼬이게 돼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만약 그럴 경우 시 총서기 겸 주석이 국민의 신뢰와 장기 집권에 대한 명분을 동시에 잃게 되는 만큼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이와 관련, 런민(人民)대학의 마샹우(馬相武) 교수는 “시 총서기 겸 주석은 지금까지 좌절을 몰랐다. 국민의 신뢰도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어떻게 물러서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이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무래도 양국의 무역전쟁은 향후 상당 기간 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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