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동생들 만날 생각에 밤잠 설쳐요”…상봉행사 참석 박기동 할아버지

“동생들 만날 생각에 밤잠 설쳐요”…상봉행사 참석 박기동 할아버지

기사승인 2018. 08. 15. 14:2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부모님 제삿날부터 물어보고 싶어요"
박기동 6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동생들을 만나게 된 박기동씨(82)가 선물을 정리하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단
공동취재단·허고운 기자 = “헤어질 당시 남동생이 2살, 여동생이 6살인데 자기들은 형이나 오빠를 잘 모를 거에요. 하지만 만날 생각에 많이 설레서 밤잠을 설치고 있어요.”

오는 20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하게 된 박기동씨(82·경기)는 여동생 선분씨(73)와 남동생 혁동씨(68)를 만나는 것이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황해도 연백군이 고향인 박 씨는 3남 2녀 중 장남으로 6·25전쟁 발발 당시 서울에서 배재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고향에 있던 박 씨의 가족은 강화군 교동면으로 피란을 왔지만, 부모님이 어린 두 동생을 데리고 식량을 가지러 고향 집에 갔다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박 씨는 전쟁이 끝나고 강화군 교동도의 피란민 수용소에서 둘째 동생 승봉씨(남)와 넷째 동생 선녀씨(여)를 만나 이런 사실을 듣게 됐다.

박 씨는 이번에 만나는 동생들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여동생 선분씨에 대해 “어렸을 때 손잡고 동네를 다녔고, 서양 사람처럼 생겨서 놀리던 기억도 나요”라고 회상했다.

박 씨는 동생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부모님들이 언제 돌아가셨는가, 제삿날이 언제인가, 묘지는 어디에 있나”고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을 생각하면 말도 못해요. 우리가 열심히 살았는데 만나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으니 한으로 남죠”라고 눈시울을 적셨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만났다면 “열심히 살고 동생들을 잘 보살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박 씨는 동생들에게 줄 선물로 속옷과 치약, 칫솔 등 생활용품을 많이 준비했다“며 ”겨울에 추울 때 따뜻하게 입으라고 겨울 잠바도 샀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