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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이란, 중·러·유럽 의존도 높인다

불안한 이란, 중·러·유럽 의존도 높인다

기사승인 2018. 09. 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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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n US <YONHAP NO-4326> (AP)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AP,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의 ‘원유 수출 금지’ 제재를 앞두고 불안한 이란이 유럽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 매달리고 있다. 미국이 대(對) 이란 경제·금융 제재에 이어 원유 수출까지 금지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설상가상’의 형국이 전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알리스테어 버트 영국 외무부 부장관은 지난 달 31일 이틀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했다. 버트 부장관의 이번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한 이후 첫 영국 각료의 방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버트 부장관은 이란의 핵협정 유지를 촉구하고, 이란 측은 이란산 원유 구매 약속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영국 측에 이란산 원유 구매 약속을 확인한 것은 미국의 대 이란 경제·금융 제재에 이어 원유 수출 금지까지 ‘예고’돼 있기 때문. 실제 미국은 오는 11월이란의 원유 수출까지 제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원유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이란으로서는 ‘출구찾기’에 바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란석유공사(NIOC)의 원유 수출량은 지난 6월 하루 약 230만 배럴에서 9월에는 약 150만 배럴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BMI리서치는 이란 경제 성장률을 올해 1.8%, 내년엔 마이너스(-) 4.3%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이란은 유럽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이고 있다. 닛케이는 이란이 ‘미국이 빠지더라도 이란 핵협정을 유지할 것’이라는 유럽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로 유럽 기업들이 보호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까지 이란 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라며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유럽은 이란 핵협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에까지 불이익 조치)를 피할 방안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란은 유럽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올해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거래를 시작하면서 기축통화로서의 위안화, 이른바 ‘페트로 위안’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위안화를 통한 원유 수입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또 닛케이에 따르면 유력한 원유·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는 이란으로부터 일단 원유를 받아 이 원유를 제3국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아시아와 유럽의 원유 수요를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빼앗기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이란으로서는 사우디에 원유 수요를 빼앗기는 것이 ‘이중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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