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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평양공항서 ‘김 위원장 면담인원, 통역 배석불가’ 통보받아”

“폼페이오, 평양공항서 ‘김 위원장 면담인원, 통역 배석불가’ 통보받아”

기사승인 2018. 10. 09.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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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김영철 부위원장, 공항 활주로서 폼페이오 국무에 통보"
"폼페이오, 논의 운신의 폭 좁고, 북의 사소한 양보도 얻기 어려운 것 보여줘"
"폼페이오, 통역 부재 속 김 위원장 면담", "북미협상 예측 불허"
폼페이오 영접하는 김영철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폼페이오, 평양 여정 시작부터 힘든 흥정에 직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7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영접 나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공항 활주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에 미국 측에서 3명만이 참석할 수 있고, 통역이 배석할 수 없으며 경호원은 무기를 놔두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사진=미국 국무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일 방북 했을 때 북한 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 배석 인원을 제한하고, 동행한 통역도 배석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풀기자단 소속 한 기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폼페이오, 평양 여정 시작부터 힘든 흥정에 직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영접 나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공항 활주로에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 미국 측에서 3명만이 참석할 수 있고, 폼페이오 장관이 선호하는 통역이 함께할 수 없으며 경호원은 무기를 놔두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에게 ‘잘 해보자’면서 경호원에 대한 통제 조치 등에 대수롭지 않은 듯 해당 경호원을 ‘덩치가 큰 사람’이라면서 웃어 보였다.

통신은 북한 당국자들은 평양에 도착한 순간부터 폼페이오 장관이 다가올 논의의 조건들을 정하는 데 있어 운신의 폭이 얼마나 없는지를 분명히 했다며 당일치기 방문의 시작을 알린 이 ‘짧지만 긴장된’ 장면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이 핵무기를 영구적으로 포기하도록 협상하면서 김정은 정권으로부터 사소한 양보 하나라도 얻어내기 위해 얼마나 힘겹게 싸워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고 전했다.

20181007 폼페이오 김정은 면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 북측에서 김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통역이, 미국 측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참석했다. 지금까지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 면담 자리에서 참석하지 않고, 이어 진행된 업무 오찬에 함께 했다./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실제 이날 공개된 면담 사진을 보면 미국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배석했고, 북한 측에서 김 위원장 외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 부부장과 통역이 참석했다.

통역이 부재한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누가 통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계 미국인인 김 센터장이 대신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면담장에 배석하지 못한 통역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을 담당한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이다. 이 국장은 면담에 이어 백화원 영빈관에서 90분 동안 진행된 업무 오찬 자리엔 폼페이오 장관의 통역으로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 들어오면서 안면이 있는 이 국장과 반갑게 악수를 하기도 했다.

김정은과 오찬하는 폼페이오
7일 방북한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하고 있다. 오찬에 앞서 진행된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 배석하지 못했던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합류했다./사진=미국 국무부
블룸버그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중대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했지만 실제 어떤 성과들이 이뤄졌는지 불분명해 보이고 알려진 것만 놓고 보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비핵화 협상의 민감성 등을 감안할 때 북·미가 일정한 합의에 도달하고도 공개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거나 폼페이오 장관이 귀국 후 9일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기로 돼 있는 만큼 방북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한 뒤 발표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어 분석가들과 관찰자들에게 미스터리는 미국 관리들이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보다 얼마나 많은 것이 무대 뒤에서 진행되고 있느냐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유엔총회가 진행된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더 많은 진전’을 시사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북·미가 공개하기로 동의한 사안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1박 2일간의 평양·서울 방문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떠나기에 앞서 마폼페이오 장관의 수행기자단 간담회에 배석해 “어젯밤 내 카운터파트에게 가능한 한 빨리 보자고 초청장을 발송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에서의 회담을 위해 7일 평양 면담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북·미) 협상이 얼마나 예측 불허인지 보여주는 또 다른 표시”라고 해석했다.

통신은 이번 4차 방북이 ‘빈손 논란’을 빚었던 7월 6~7일 3차 방북에 비해선 ‘진전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난 몇 달 북·미 간 ‘외교적 밀당’의 분명한 승자 중 한 명은 김 위원장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고립된 불량정권의 독재자 이미지를 탈피, 미국 대통령 및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는 한 나라의 정상으로 비침으로써 국내적으로도 엄청난 이득을 맛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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