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삭간몰 기지 | 0 |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12일(현지시간) 삭간몰 미사일 기지는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신고 미사일 운용 기지’ 중 위치가 확인된 13곳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사진은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3월 29일 촬영한 북한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에 있는 미사일 기지.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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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13일 ‘북한 내 미신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20곳의 미사일 기지 중 최소 13곳을 확인했다’는 미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보고서와 관련해 “새로운 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CSIS가 낸 보고서의 출처는 상업용 위성인데 한·미 정보당국이 군사용 위성을 이용해 훨씬 더 상세하게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삭간몰에 있는 미사일 기지는 스커드와 노동 등 단거리용”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는 무관한 기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도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지역은 우리군이 미군과 공조하에 감시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다만 우리군과 미군이 하고 있는 북한지역의 주요 감시대상이 몇 군데라고 확인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뉴욕타임즈 보도 중에 ‘기만(Great Deception)’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북한이 이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며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는 게 의무조항인 어떤 협상이나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기만’이라고 하는 건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며 “오히려 이런 미사일 기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협상을 조기에 성사시켜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 대변인은 “CSIS의 보고서에 ‘미신고’라는 표현도 나오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라며 “신고를 해야 될 어떠한 협약도, 협상도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고 신고를 받을 주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것도 마찬가지로 이런 북의 위협을 없애기 위해 북·미 대화를 비롯해서 협상과 대화의 필요성을 더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삭간몰 같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기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삭간몰 미사일 기지가 핵시설과 직접 연결이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국방백서 등을 통해 이미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1000기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하고 있다”며 “평화 정착을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같이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한 시설들의 폐쇄 조치를 완료하는 것이 우리가 추진하는 비핵화를 모두 만족시킨다고 할 수 있냐’라는 질문에는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풍계리 핵실험장은 이미 폐쇄됐고 그 진실성을 검증하는 문제가 남아있다”며 “그런 내용을 북미가 협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처가 뭐가 나올 수 있는지도 협상이 필요하다”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논의될 문제에는 추가로 공개돼야 할 북한의 핵시설 역시 포함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이 북한의 입장을 해명해주는 듯한 모양새라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미신고’, ‘속임수’와 같은 내용이 북·미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협상이 성사되는 것을 저해할 수 있어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CSIS는 12일(현지시간) ‘신고되지 않은 북한: 삭간몰 미사일 운용 기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신고(undeclared) 미사일 운용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SIS는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3월 29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황해북도 삭간몰에 있는 ‘삭간몰 기지’를 대표적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거를 포함한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면 북한과 북한 주민들에게 훨씬 더 밝은 미래가 앞에 놓여있다’고 분명히 해왔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내놨다.
한편 미국에서는 CSIS의 보고서를 받아 쓴 보도들이 ‘오히려 더 기만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탐사보도 전문 티모시 셔록 기자는 CSIS 보고서를 인용한 여러 신문과 방송 보도를 트위터(@TimothyS)를 통해 이 같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