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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의 인터넷은행 출현 초읽기…은행권 지분 참여 ‘미지수’

제 3의 인터넷은행 출현 초읽기…은행권 지분 참여 ‘미지수’

기사승인 2019. 0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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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뒤를 이을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을 보는 시중은행의 시각은 냉랭한 모습이다.

현재 지분 참여로 인터넷은행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은행은 KB국민·우리은행 두 곳 뿐이다. 이제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KEB하나·NH농협은행이 지분에 참여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3개 은행은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아직 없다.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후발주자로 지분을 투자하자니 뒤쳐질 수 있는데다 국내 금융산업의 규제가 심해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탓이다.

은행권 대신 증권·보험업계에서 이번 인터넷은행 지분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교보생명은 내부에서 검토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는 핀테크 기업 13곳, 금융회사 21곳 등 55개 기업·단체가 참가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참석했다.

주요 은행권은 이번 설명회에는 참석했지만 내부에서는 인터넷은행에 지분을 참여하는 것을 놓고 검토하는 수준인 상황이다. 은행권이 주도하기보다는 지분을 투자하는 정도기 때문에 컨소시엄 구성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분 참여 역시 내부에서 긍정적인 기류는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경쟁은행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각각 지분 참여를 해놓은 만큼 관심을 끄지는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10%,우리은행은 케이뱅크에 13.79%의 지분을 가진 주주다.

업계는 흥행이 쉽지 않은 이유로 국내 금융산업에 과도한 규제가 존재하는데다 후발주자인 탓에 수익성 확보 역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1·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단기간에 수익 확대를 견인하긴 쉽지 않은 모습이다. 게다가 플랫폼 여력이 있는 카카오뱅크와 달리 케이뱅크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컨소시엄을 구성할 ICT기업의 플랫폼 여력도 중요하다.

신한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날 열린 설명회에도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전략부 직원들이 참석했다. 신한금융은 겉으로는 적극적인 참여 여부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리딩 금융그룹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은 이미 인터넷은행 지분도 가지고 있어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최근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탓에 인터넷은행 지분 투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관심이 있는 정도지, 적극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농협금융지주 내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이미 케이뱅크에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은행권 중에서도 디지털 부문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농협은행은 이번 인터넷은행 지분 참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내에서 2개 계열사가 참여할 수 없는만큼, 이미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서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당장의 상황만 놓고 지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해부터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장은 “내부에서는 농협은행의 ‘올원뱅크’로 대비하면서 또 다른 대비도 필요하다”며 “재무적 관점에서는 도움은 안 되겠지만 검토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역시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지만 내부에서 참여를 안 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성이나 규제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리딩 금융그룹 경쟁에 가세하지 않고 있는 하나은행이 당장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필요성도 낮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관심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과 달리 증권업계와 보험업계의 관심은 여전한 모습이다. 특히 키움증권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증권사로 어느정도 자리매김을 한만큼 온라인 기반 고객관리와 영업에는 강점이 있다”며 “향후에도 인터넷은행 설립은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 여부를 저울질했던 교보생명은 이번에도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실무진 차원에서 설명회에 참석했다”며 “내부에서 충분히 검토한 후 최종 결정해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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