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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그룹, 대우조선 인수로 그룹내 조선업 위상 ‘레벨업’

현대重그룹, 대우조선 인수로 그룹내 조선업 위상 ‘레벨업’

기사승인 2019. 02.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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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글로벌 조선산업의 주축으로 부상할뿐 아니라 그룹 내부에서도 정유업을 제치고 다시 조선이 맏형의 위상 을 되찾게 될 전망이다. 이는 정유업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6일 한국신용평가 및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업 매출 비중은 32% 선에서 대우조선 인수 뒤에는 45%로 크게 올라간다. 현재 53% 비중의 정유업은 반대로 43%로 낮아져 조선업이 그룹내 최대 매출을 맡게 될 전망이다. 자산 규모도 조선업은 인수전 55% 수준에서 인수후 64%로 그룹내 최대 위상을 유지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연매출은 13조1198억원이고, 대우조선해양은 9조원 규모다. 이를 합하면 22조원을 넘어선다. 21조50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린 현대오일뱅크를 앞서는 수치다.

그룹의 정체성이라 할 현대중공업의 연매출은 한때 54조원을 넘어섰다. 과거 조선업이 공급과잉 등으로 추락하기 전인 2013년의 기록이다. 하지만 2014년 52조원으로, 2015년엔 46조3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룹 분할 직전인 2016년엔 전성기 대비 40% 수준인 22조3000억원까지 주저앉았다.

대우조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4년 15조5616억원에서 올해 9조원으로 급감했다. ‘빅2’라는 호칭이 무색하게 삼성중공업도 2013년 14조8000억원대 매출액이 불과 5년만인 지난해 1/3 수준인 5조4000억원대로 곤두박질 쳤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조선업은 그룹의 심장임에도 거듭되는 적자에 지주사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를 상쇄하고 그룹을 끌어간 건 정유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다. 이번 대우조선 인수도 아람코에 매각하는 1조8000억원 규모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가 있어 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수 이후에도 그룹의 실적은 단기적으론 현대오일뱅크에 기댈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 인수로 발생하는 시너지, 생산성 증가, 과도한 출혈 경쟁 방지 등 긍정적 효과들은 중장기적으로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오일뱅크만 믿고 있기엔 정유업황이 예측불허로 급변 중이라 그룹의 미래를 위해선 반드시 상호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실제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에 1753억원의 영업적자를 봤고, 이 여파로 지주사 역시 1567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주요 수요처인 수송연료시장에서 전기·수소차의 보급이 가팔라지고 있어 정유 대신 화학사업으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시설 투자가 병행돼야 하므로 정유업황까지 부진하다면 그룹을 지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조선산업이 서둘러 그룹의 새 캐시카우로 올라서야 하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 빅3체제에서 빅2로의 전환은 모두가 기대해 왔던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업황 호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현대중공업그룹으로선 일단 단기적으론 정유업에 기대면서 인수를 완료하고 조직을 탄탄히 정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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