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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득 3만불 시대 가장 절실한 것

[칼럼] 소득 3만불 시대 가장 절실한 것

기사승인 2019. 03.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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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실장
조충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조정실장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시작됐다.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로서는 일곱 번째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이 소위 ‘30-50’ 클럽에 들어갔다. 식민지, 전쟁, 가난, 독재, 외환위기, 세계 금융위기 등을 극복하고 이룩한 성과여서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시중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체감할 수 없을뿐더러 경제 활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체감도가 낮은 데는 분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계층 간, 기업규모 간 소득분배가 지속적으로 나빠져 국민소득 2만불 돌파 당시보다 3만불 시대에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졌다. 경제 활력이 약화된 데는 소득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성장 둔화에다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4차 산업혁명 등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미진한 대응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정부가 제시한 슬로건이 혁신적 포용국가다. 지금보다 분배가 더 악화되고 경제 활력이 더 떨어져 삶의 질이 더 나빠진 미래의 4만불 시대를 희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점에서 포용과 혁신은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우리가 공유해야할 핵심가치다.

문제는 포용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논리적으로는 혁신을 통해 경제 활력을 높여 경제를 성장시키고 공정한 분배를 통해 모든 계층을 포용하고, 이것이 다시 혁신의 기반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둘은 현실적으로 공존하기 어렵다는 인식 또한 팽배해 있다. 우리에겐 아직 먼 얘기지만, 미국, 유럽 등에선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은 새로운 혁신 거대기업의 독과점화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 포용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혁신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30-50 클럽임에도 불구하고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복지 수준을 갖고 있으며, 개도국에서도 번창하고 있는 공유경제가 걸음마도 못 떼고 있다.

국민소득 3만불을 어렵게 돌파했지만 4만불 시대 도달은 더욱 어렵다. 이탈리아는 2004년 3만불을 돌파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3만5,000불을 겨우 넘어섰다. 일본은 1992년 3만불을 돌파하고 27년이 지난 현재 4만불 초반에 머물러 있다. 그사이 잃어버린 20년이란 긴 터널을 통과해야 했다.

포용과 혁신, 이를 동시에 조화롭게 추구하며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 어렵고 불투명한 길을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함께 또다시 극복해야 한다. 생각을 모우고 방향을 치밀하게 점검하며 서로를 격려해야 한다.

이를 위한 대화와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데 우리 사회 곳곳에는 갈등과 반목, 충돌이 만연해 있다. 대화와 소통을 선도할 정치권, 중심을 잡아줄 언론은 물론 전문가 그룹조차 진지한 토론과 대안 마련보다는 찬성과 반대에만 매달려 있다.

모든 것을 연결하고 융합시켜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 우리는 분열하고 있다. 대화와 소통, 사회적 합의와 신뢰, 목표와 비전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다.

(이글은 KIEP의 공식 견해나 의견이 아니며 기고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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