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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 선거…집권 프리미엄 작동했나

아시아 각국 선거…집권 프리미엄 작동했나

기사승인 2019. 04. 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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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Elections <YONHAP NO-5227> (AP)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17일 대선이 시행됐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 마루프 아민의 모습. /사진=AP, 연합
아시아의 2019년은 ‘선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대국 인도네시아는 물론 이스라엘과 태국에서 대선과 총선 등 굵직굵직한 선거가 치러졌다. 지방선거가 치러진 터키의 경우 2023년까지는 이렇다할 선거가 없어 사실상 이번 선거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됐다. 아직 투표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국가도 있지만 아시아 각국에서 최근 치러진 선거 결과는 ‘집권(執權)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현직 국가 수반과 집권 여당이 승리하는 결과로 귀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17일 실시된 대선에는 무려 1억9200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하루 투표자 수로는 세계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맞붙은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의 대결에서는 무게추가 조코위 대통령으로 기울고 있다. 공식 개표 결과는 5월 발표되는데, 표본개표 결과 조코위 대통령은 프라보워 총재를 7.3~12.3%포인트 앞서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5년 전 내놓은 연평균 7% 경제 성장 공약은 지키지 못했지만 승리를 거머쥔 셈이다. 자카르타포스트의 엔디 바유니 주필은 “대통령 중심제에서 현직 대통령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유권자들의 전형적 질문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바꿔야 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도 집권 여당인 리쿠드당이 26.27%를 득표, 이전보다 5석이 늘어난 35석을 얻었다. 리쿠드당은 우파 동맹정당의 의석을 합쳐 전체 120석의 과반인 65석 가량을 확보, 승리를 확정지은 것. 이스라엘 군(軍) 참모총장 출신인 베니 간츠가 이끄는 청백당은 25.95%의 지지율로 기존 의석보다 24석을 늘려 리쿠드당과 같은 35석을 확보했지만 득표율에서 밀려 제2당에 머물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제1당이 된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총리직을 다섯 번째로 맡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5일부터 차기 정부를 꾸리기 위한 연정구성 작업에 돌입했다.

터키에서는 지난달 31일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은 99.81% 개표 기준으로 44.32%, 동맹정당인 민족주의행동당(MHP)은 7.31%를 얻어 여당 연합은 총 51.6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수도 앙카라는 물론 터키 정치·경제의 중심이자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이스탄불을 야당에 내주기는 했지만 전국적인 승리를 거둔 것. 앞서 정의개발당 대표이기도 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21세기의 술탄’으로 등극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 총선이 치러진 태국의 경우 아직까지 투표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선거에 앞서 이루어진 군부정권의 헌법 개정으로 집권 여당인 팔랑쁘라차랏당은 출발선에서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 태국은 상·하원의원 750명이 다수결로 차기 총리를 선출하는데, 군부정권이 제정한 새 헌법에 따르면 상원의원 250명은 선출과정 없이 군부정권이 지명하도록 돼 있다.

방콕포스트가 최근 자체 집계한 비공식 결과에 따르면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푸어타이당 137석, 군부정권 최고 지도자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차기 총리 후보로 내세운 팔랑쁘라차랏당 118석, 개혁 성향인 퓨처포워드당 87석, 보수 성향인 민주당 54석 등으로 분석됐다. 아직 비례대표 하원의원 150명을 정당별로 몇 명씩 배분할지 정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확실한 판세를 말하기 어렵지만 사실상 집권 여당인 팔랑쁘라차랏당이 승리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세계 어느 정권도 집권 프리미엄은 없다고 공언하지만 최근 아시아 각국의 크고 작은 선거 결과를 보면 ‘보이지 않는’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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