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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발’ 청와대 국민청원 접속 증가엔 ‘베트남 네티즌’ 있었다

‘베트남 발’ 청와대 국민청원 접속 증가엔 ‘베트남 네티즌’ 있었다

기사승인 2019. 05. 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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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유력 매체에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 포함된 기사 실려...
일부 베트남 네티즌 청원 참여 방법 공유하며 청원 참가 독려하기도
청원뉴스
베트남 현지매체 kenh14의 3월 14일(좌), 15일(우)자 보도. 기사의 하단에는 장자연씨 사건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이미지를 클릭시 청원글 연결되는 링크가 직접 포함됐다./사진=kenh14 캡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과 관련, 베트남 발(發) 홈페이지 접속 트래픽 증가 논란이 불거졌다. 청와대는 ‘故 장자연 씨 사건’ 관련 베트남 언론 보도로 지난 3월 14~15일 이틀간 베트남 접속이 집중됐다고 해명에 나섰다. 왜 베트남에서 한국의 장자연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까지 접속했을까? 뒤에는 유명 현지 언론의 보도와 한류스타 ‘승리’의 베트남 팬을 포함한 베트남 네티즌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청와대는 지난 30일 청와대 국민청원의 베트남 접속 증가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자 국민청원 공지를 통해 조작 의혹을 해명했다. 공지는 “청와대 국민청원 방문자가 급증한 4월 29일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방문을 지역별로 분류한 결과, 97%가 국내에서 이뤄졌다”면서, 미국은 0.82%, 일본 0.53%, 베트남 0.17% 순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글의 웹사이트 접속 통계 서비스 ‘구글 애널리스틱’ 집계 결과 3월 전체 청와대 홈페이지 방문 중 국내 비중은 90.37%, 베트남 접속 비중은 3.55%라는 것.

당초 이 논란은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이후 자유한국당이 의혹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이 최고위원은 베트남을 통한 청와대 국민청원 접속 비중이 14%나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의 지적에 최근 120만 명을 넘어선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도 베트남을 통해 조작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연이어 제기된 것. 청와대는 이 최고위원의 의혹 제기가 자유한국당 해산청원과 연결 짓는 방식으로 보도되며 논란이 확산되자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홈페이지 방문 트래픽 분석결과를 별도로 공지하며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는 “베트남에서 접속한 트래픽은 대부분 3월 14~15일 이틀간 집중된 것으로 확인 결과 베트남 언론 3개 매체에서 3월 14일 가수 승리의 스캔들, 장자연 사건 등을 보도했고, 청와대 청원 링크를 연결해 소개했다”고 밝혔다. 4월 22일 시작된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과도 무관하며, 이 최고위원이 제기했던 14%보다는 낮지만 높은 편인 3.55%의 접속 비중에 대한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왜 베트남에서는 3.55%에 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접속이 이루어진 것일까. 사건의 발단은 청와대 청원으로 연결되는 링크가 직접 포함되어 보도된 베트남 현지 매체 ‘kenh14’의 3월 14~15일자 기사. kenh14는 한달 방문수가 9700만 명에 달하는 연예·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유명한 현지 매체로 지난달 14일, “승리 스캔들로 인해 장자연 씨 사건에 다시 불이 붙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승리·정준영 등 한국 스타들이 연관된 섹스 스캔들이 불거짐에 따라 과거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0만 명을 돌파했다는 내용을 소개한 것.

특히 기사 하단에는 장자연 씨 사건과 관련된 국민청원으로 연결되는 링크가 포함됐다. 다음날인 15일 kenh14는 장자연 씨 사건과 관련된 증인 윤지오 씨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역시 하단에 장자연씨 사건과 관련된 국민청원 연결 링크가 포함됐다. 14일자 기사에는 2만2000명이, 15일자 기사에는 3만5000명이 ‘좋아요’를 눌렀으며 사이트를 통해서만 각각 640회, 58회 공유됐다.

페이스북
“장자연씨가 안식을 누릴 수 있게 돕자”며 국민청원 참여 방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참여를 독려한 페이스북 게시물(좌). 승리 팬페이지(우)에서는 “장자연 관련 청원이 커질수록 승리에 대한 여론 압박이 줄어든다”며 참여를 독려하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사진=페이스북 캡쳐
다른 언론 매체들의 보도와 함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가 공유되며 베트남 네티즌 사이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가’를 독려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자연씨가 안식을 누릴 수 있게 클릭 한번으로 돕자”는 페이스북 ‘쇼비즈 비밀’ 페이지의 글은 9800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521회 공유됐다.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는 화면 캡쳐와 함께 베트남어 설명을 덧붙여 국민청원에 참여하는 방법을 안내하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이유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하는 베트남 네티즌들도 등장했다. 버닝썬과 관련되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빅뱅 전 멤버 승리의 개인 팬페이지 ‘우리는 승리를 조건없이 사랑해요’에서는 “장자연 이슈가 커질수록 승리에 대한 여론의 압박이 줄어든다. 국민청원에 참여해 장자연 이슈를 키우자”고 주장하는 일부 팬들이 참여 방법 안내와 함께 청원 참여를 적극 독려하기도 했다.

결국 베트남 현지매체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청와대 국민청원이 다시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청와대 국민청원의 베트남 접속이 높아졌던 것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 참가 방법을 자세히 안내한 ‘쇼비즈 비밀’ 페이지의 팔로워는 77만명, 승리 개인 팬페이지와 빅뱅 팬페이지는 각각 12만명, 31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어 파급력이 컸을 뿐만 아니라 네티즌들 역시 청원에 참여했다는 ‘인증샷’을 올리며 서로 참여를 독려했다. 청와대는 “3월에 베트남에서 청와대 홈페이지로 유입된 전체 트래픽의 89.83%는 장자연 씨 관련 청원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한류’가 빚어낸 해프닝인 동시에 외국인도 방법만 알면 쉽게 국민청원에 참여할 수 있는 현행 시스템상의 문제점으로 인해 벌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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