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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문무일 검찰총장 “수사권 조정안, 개선이 아니라 개악”

[투데이 포커스] 문무일 검찰총장 “수사권 조정안, 개선이 아니라 개악”

기사승인 2019. 05. 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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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적 권능' 오히려 확대…"검찰도 해봤으니, 경찰도 행사해 보라는 것"
검찰, 직접수사 총량 대폭 축소·검찰 수사종결 실효적 통제 방안 마련
"핵심은 수사 개시와 결론을 한 기관에서 맡지 않게 하는 것"
[포토] 수사권 조정 입장 발표하는 문무일 검찰총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송의주 기자
“현재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올라가 있는 법안의 일부를 바꾸는 걸로는 안 된다. 개선안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명확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수사권 조정이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경찰에게 확대된 전권(全權)적 권능을 부여하는 쪽으로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여당이 주도해온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그동안 발언을 자제해왔던 검찰 총수가 ‘개정의 방향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국회 논의를 거쳐 입법화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날 문 총장은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에 착수하는 사람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결론을 내리는 사람은 (수사) 착수를 못 하게 하는 게 핵심”이라며 “어느 한 기관도 사법적 절차에 전권적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총장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수사권 조정안은) 오히려 전권적 권능을 확대해 놨다. 검찰이 했으니, 검찰의 통제를 빼고 경찰도 (권능을) 행사해 보라는 것”이라며 “수사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게 중점이 되면 안 되고 수사는 적법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검찰부터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도록 직접수사 총량을 대폭 축소하고 수사 착수 기능의 분권화를 추진, 검찰이 보유하고 있는 권능 중 독점적이고 전권적인 것을 찾아내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또 재정신청 제도 확대를 통해 검찰의 수사 종결에 대한 실효적인 통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총장은 최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일선 검사장들에게 보낸 이메일 서신을 통해 밝힌 사후통제 방안과 관련 “소 잃을 것을 알고 마구간을 만드는 ‘사후약방문’을 전제로 하는 제도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간담회 말미 일부 중요사건에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입고 있던 재킷을 벗고 흔들면서 “정치적 중립을 흔들리는 옷을 보고 말하면 안 된다”며 “외부에서 중립을 흔들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있을 수 있기에 흔들리는 게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인지 잘 봐야한다. 법률 외적인 판단 기준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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