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북한, 이희호 여사 조문단 파견할까…남북-북미관계 새 돌파구 주목

북한, 이희호 여사 조문단 파견할까…남북-북미관계 새 돌파구 주목

기사승인 2019. 06. 11. 15:3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북,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단 파견
김여정·최룡해·김기남·장금철 등 방남 가능성
이희호여사빈소
조문객들이 11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김현우 기자
북한이 고(故) 이희호 여사의 별세에 대해 조문단을 파견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과거 북한의 조문단 파견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여 대화의 물꼬를 튼 적이 있다. 북한의 전격적인 조문단 파견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11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다음 날 서거를 애도하는 조전을 보낸 후 김대중평화센터 앞으로 ‘특사 조의방문단’을 파견하겠다는 통지를 보내왔다. 사흘 뒤인 8월 21일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특사 조의방문단을 특별기편으로 서울에 파견했다.

조문단은 방한 첫날 조의를 표한 뒤 22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났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첫 남북고위급회담이었다. 조문단은 23일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했다. 조문단 역할을 하면서 대남 특사 역할도 함께했던 셈이다. 이명박정부 당시 남북관계는 거의 단절 국면이었다.

과거처럼 이번에도 북한이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할 경우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나아가 북·미 비핵화 대화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는 조문단 파견 여부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에서 당국에서 (북측)조문단이 온다는 가능성을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개성 연락사무소를 통한 북측 조문 의사를 확인했는지에 대해선 “유가족의 뜻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 통일부 “조문단 파견 예단 못해”…정성장 “조문단 파견·급, 김정은 남북대화 의지 판단 근거”

전문가들은 조문단의 파견과 그 위상 여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대화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 여사가 전진 대통령이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 중인 점을 들며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고위급 대표단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정 본부장은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2011년 서거했을 때 이 여사가 평양을 방문해 조문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기 때문에 북한이 2009년에 파견한 것과 동급의 고위급 조문단을 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박광호 당중앙위원회 선전담당 부위원장과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이 방문할 가능성이 높지만, 김기남 전 부위원장과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방문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 본부장은 또 “북한이 만약 (급을 더 높여)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조문단 대표로 파견한다면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확인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단순히 김 위원장 명의의 조전만 보낼 경우에 대해 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