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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온천 물놀이·흥미진진 역사 이야기...충남 예산 가족여행

[여행]온천 물놀이·흥미진진 역사 이야기...충남 예산 가족여행

기사승인 2019. 07. 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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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수당고택
수당고택의 사랑채. 앞마당의 나무들이 정갈하다. 수당 이남규를 비롯해 그의 아들, 손자, 증손자까지 4대에 걸친 나라사랑의 마음이 오롯이 깃들어 있다.


충남 예산군 덕산온천지구에 ‘스플라스 리솜’ 리조트가 있다. 최근에 워터파크를 새롭게 단장했다고 해서 가봤다.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보강됐고 하얀색, 초록색, 파란색 등이 많이 사용돼 전보다 분위기가 밝아졌다. 먹거리도 다양해졌다. 워터파크 뿐만 아니라 리조트의 일부 객실도 리뉴얼을 했다. 리조트가 있는 덕산은 오래 전부터 온천이 유명하다. 스플라스 리솜 워터파크는 온천수를 사용한다. 물론 객실에서 샤워할 때 사용하는 물도 온천수다. 재미를 경험하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곳으로 손색이 없다. 리조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흥미진진한 역사가 깃든 볼거리가 산재해 있다. 아이와 함께 떠나는 가족여행을 위한 베이스캠프로 딱 맞다는 이야기다.
 

여행/ 스플라스 리솜 워터파크
온천수를 사용하는 스플라스 리솜 워터파크.


◇ 가족여행 베이스캠프 ‘스플라스 리솜’

스플라스 리솜 리조트는 얼마 전 까지 ‘리솜 스파캐슬’이었다. 호반그룹이 지난해 말 리솜 리조트를 인수하면서 사명이 호반호텔앤리조트로 바뀌었다. 리솜 스파캐슬도 스플라스 리솜이 됐다. 원래 이곳에는 물놀이 시설을 갖춘 온천테마파크 ‘천천향’이 있었다. 섭씨 49도의 온천수를 이용하는 곳으로 다양한 테마의 20개의 야외 온천탕이 인기였다. 가끔씩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해 화제가 됐다.

실제로 덕산온천의 유래는 흥미롭다. 조선의 대학자 율곡 이이의 저서 ‘충보’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다. “날개와 다리를 다친 학이 날아와 이곳의 물을 상처에 바르며 치료한 후 날아갔다. 학이 앉았던 자리를 살펴보니 매끄러운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일대는 ‘온천골’로 불렸단다. 1917년 대중온천으로 개장하며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2009년에는 행정안전부에의해 국민보양온천으로 지정됐다. 국민보양온천은 일반온천에 비해 기준이 까다롭다. 일반온천은 성분에 관계없이 용출온도가 섭씨 25도 이상이면 지정된다. 그러나 보양온천은 용출온도가 섭씨 35도 이상이거나 35도 이하라도 의학적 효능이 우수한 광물질이 풍부해야 한다. 여기에 건강·숙박·의료시설 등을 갖추고 주변환경을 쾌적하게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물 좋고 시설이 좋다는 이야기다. 지난해에는 한 해 무려 80만명이 찾았단다.
 

여행/ 스플라스 리솜 워터파크
스플라스 리솜 워터파크 ‘가야금탕’. 곳곳에 20여개의 테마탕이 있다. 물놀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할 장소로 제격이다.


어쨌든 스플라스 리솜은 시설을 보강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갖춰 새 워터파크를 조성했다. 아이를 위한 워터플레이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 토렌트리버존에서는 더 강하고 센 파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테마탕도 그대로 있다. 물놀이 중간중간에 휴식을 위한 장소로 그만이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마스터블라스터 슬라이드, 60도의 경사도를 자랑하는 짜릿한 스피드 슬라이드 등도 여전히 반응이 좋다. 워터파크와 인접한 스파동(객실) 역시 플렉스타워로 말끔하게 단장했다. 134개의 객실은 공간이 넓어졌다. 객실마다 설치된 가구와 조명은 모던하고 주방에 비치된 용품은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쾌적한 물놀이와 휴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여행/ 남연군 묘
영화 ‘명당’의 소재가 된 가야산 기슭의 남연군 묘. 좌우로 준봉들이 우뚝 솟았고 정면으로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 조선 최고 명당서 기운 받고...고택에 들어 볕 피하고

가족여행 베이스캠프로 손색이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주변에 흥미진진한 역사가 깃든 곳이 많다. 잘 활용하면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되고 여정도 풍성해진다.

일단 스플라스 리솜 리조트가 위치한 덕산면의 덕숭산 기슭에는 천년고찰 수덕사가 있다. 수덕사에서는 우람한 대웅전을 꼭 봐야 한다. 수덕사는 백제 때 지어졌다고 전한다. 그러나 대웅전은 고려 때(1308년) 건물로 알려졌다. 어쨌든 경북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가장 오래된 사찰 건축물로 꼽힌다.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멋이 잘 살아 있는데 특히 정면보다 옆면이 백미다. 기둥과 보의 짜임, 곡선으로 처리한 우미량(보의 일종)이 만들어내는 모양이 그림같다. 수덕사 들머리 인근에는 고암 이응로 화백이 머물렀던 수덕여관이 사적지로 보존돼 있다.

덕산면 가야산 아래 위치한 남연군 묘(墓) 역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깃든 곳. 역시 리조트에서 멀지 않다. 남연군은 조선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버지다. 흥선대원군은 이곳이 2대에 걸쳐 왕이 날 자리라는 지관의 말에 따라 경기도 연천에 있던 아버지 묘를 이곳으로 이장했다. 당시 가야사라는 절과 탑이 있었지만 흥선대원군이 모두 불태워버렸다. 지관의 말은 적중했다. 흥선대원군은 묘를 이장하고 7년 후 고종을 낳았고 그가 왕위에 오르자 ‘살아 있는 최고 권력’이 됐다. 손자 순종도 역시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순종을 끝으로 조선왕조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명당’이 바로 이런 내용이다. 묘 앞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명당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좌우에 우뚝 솟은 준봉들은 각각 청룡과 백호처럼 당당하다. 앞으로는 너른 벌판이 탁 트여 가슴이 후련하다.

남연군 묘는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과 천주교 탄압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독일 상인으로 청나라에서 활동하던 오페르트는 1868년 두 차례에 걸쳐 조선에 통상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사람들을 모아 도굴을 계획했다. 다행히 미수에 그쳤지만 흥선대원군은 천주교도들이 그와 내통했다고 생각해 쇄국정책과 천주교 탄압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여행/ 추사 김정희 고택
추사 김정희 고택.
여행/ 추사 김정희 고택
추사 김정희 고택의 ‘ㅁ’자형 안채.
여행/ 수당고택
수당 이남규 고택. 여느 조선시대 가옥과 달리 담장 밖에 사랑채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암면에는 추사 김정희가 태어난 고택이 있다. 정갈한 안채와 사랑채, 아담한 마당이 어우러진 모양이 평온하다. 툇마루에 앉아 게으름을 부리면 여름날 달뜬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는다. 담장 너머 보이는 솔숲은 고상하고 우아한 멋이 있다. 볕을 피해 산책해도 좋을 곳이다. 주변에는 추사의 묘와 기념관이 있다. 또 추사가 25세 때 청나라 연경(지금의 북경)에 다녀올 때 가져와 심었다는 백송(白松·예산 용궁리 백송)이 인근에 있다. 수령이 200년이 됐고 높이가 약 10m에 달한다. 백송은 우리나라에 몇 그루 밖에 없는 희귀한 수종이다. 하얀 수피가 인상적이다.

대술면에 위치한 수당 이남규의 고택(수당고택)도 분위기가 참 고즈넉하다. 수당은 구한말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인물. 일제이 침략에 맞서 이들을 토벌해야 한다고 목숨을 걸고 수많은 상소를 올려 ‘상소문의 대가’로도 알려졌다. 특히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항일 의병에 참여해 당시 홍주(지금의 충남 홍성) 전투에서 아들 이충구와 함께 선봉에 선 후 끝내 순국했다. 그의 손자 이승복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고 증손자 이장원은 22세의 나이로 한국전쟁 당시 원산전투에서 산화하는 등 4대에 걸친 나라사랑의 흔적이 오롯이 밴 곳이다. 수당고택은 사랑채와 안채가 분리돼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수당의 조모가 혼자 살며 지은 고택이라 남자의 출입이 잦은 사랑채는 담장 바깥에 뒀단다. ‘용두목’ ‘오륜목’ 등으로 이름이 붙어 있는 사랑채 앞마당의 나무들이 참 정갈하다.
 

여행/ 예당호
봉수산에서 내려다 본 예당호.
여행/ 봉수산 임존성
봉수산 정상부의 임존성. 백제 부흥군의 최대 격전지였다.


예산의 또 다른 명물인 예당호(예당저수지)는 한 번 둘러본다. 예당호는 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3.7배에 달하는 바다 같은 호수다. 특히 지난 4월 응봉면 예당관광지 부근에 개통한 ‘예산 출렁다리’는 예산의 새 명물이 됐다. 402m에 달하는 국내 최장 인도교(보행자 통행을 위한 다리)로 다리를 건너면 물 위를 걷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예당호를 한 눈에 조망할 속으로 대흥면 뒤에 우뚝 솟은 봉수산(484m)이 제격이다. 예산 광시면 마사리에서 봉수산 정상부의 임존성 바로 아래까지 임도가 나있어 자동차가 갈 수 있다. 임존성을 따라 약 15분쯤 걸으면 예당호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천연한 풍경이 먹먹한 가슴을 확실하게 풀어준다.

임존성에도 치열한 역사가 흐른다. 임존성은 백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석성으로 둘레가 약 2.4km에 달했단다. 이 때문에 주류성과 함께 백제 부흥운동의 거점이 됐다. 백제 의자왕이 나당연합군에 항복한 660년, 흑치상지, 복신, 승려 도침 등이 백제 유민을 이끌고 임존성에 들어가 3년 간 결사 항전을 벌였다. ‘삼국사기’는 당나라 소정방 군대도, 신라 김유신 군대도 군사가 많고 지세가 험해 이기지 못했다고 전한다.

물놀이와 온천을 즐길 수 있고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가 흐르는 충남 예산은 가족여행지로 그래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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