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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미국과 무역전쟁에 새우등 터지는 망고 수출업체들

인도, 미국과 무역전쟁에 새우등 터지는 망고 수출업체들

기사승인 2019. 07. 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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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망고의 절반 가량이 인도에서 재배되고 있다. 인도의 대표적 망고 수출업체인 케이비익스포트(Kay Bee Exports) 직원들은 이번 시즌 수확분을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놓고 껍질이 반짝거릴 때까지 물로 씻고 닦는다. 이후 이 망고들은 상자에 포장된 뒤 공항으로 이동해 항공편으로 며칠 내 런던이나 뉴욕에 당도하게 된다. 이처럼 분주한 와중에서도 인도의 망고 수출업체들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좌절감을 겪고 있다. 양국 정부의 무역협상이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망고 생산농가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주요 망고 생산지 중 한 곳인 구자라트주 베드치트에 위치한 망고 농가와 수출업체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망고 수출량을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 지난 12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이 뉴델리를 찾아 인도 상공부 관리들과 만날 때까지만 해도 교착상태에 빠진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결국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종료됐다.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농촌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산물 수출을 확대시키겠다는 것은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핵심 목표 중 하나. 델리에 위치한 자와할랄 네루대학의 무역경제학자 비스와지트 다르 교수는 “원예작물은 인도에서 규모가 큰 산업”이라면서 “인도로서는 이 분야의 대미 수출을 확대하면 농가소득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다른 산업 분야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망고 농가들 역시 미국과의 무역협정 체결을 통해 양국 간 무역 접근성이 개선되고, 이를 통해 미국으로의 망고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모디 정부 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관세 분쟁으로 무역협상은 궤도를 이탈하고 말았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인도는 오랜 기간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신나게 즐겨왔다.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다”고 썼다. 특히 인도 농민들은 미국이 인도산 제품 6억 달러 어치에 부여해오던 일반특혜관세(GSP)를 지난 6월부터 중단하고 나선 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에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인도의 2018회계연도(2018년 4월 1일~2019년 3월 31일) 글로벌 망고 수출은 전 회계연도에 비해 5% 가량 감소했다. 인도 망고재배자협회의 인스람 알리 회장은 “수출이 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주정부에 서한도 보냈다. 하지만 올해 망고 출하 시즌 전까지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해결해서 수출을 확대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고 말했다.

무역분쟁 외에도 양국 간 수출 절차의 비효율성과 관료주의가 망고 수출 잠재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미국에 인도산 망고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미국 농림부 관리들을 인도로 불러들여 망고 생산과정을 검사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에 소요되는 수천 달러의 비용을 망고 생산업체들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가중된다. 인도 농가는 이를 지방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진척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망고는 신속한 운송이 필요한 과일인 까닭에 배편으로는 수출할 수 없고 무조건 항공편으로 옮겨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이같은 고비용 탓에 미국의 소매점에서 인도산 망고는 1박스에 25달러(약 3만원)라는 비싼 가격에 팔리게 된다. 중남미산 망고보다 몇 배나 높은 가격. 이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없는 인도산 망고는 소수의 애호가들에게만 팔리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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