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옥 누구? 韓 최초 여성 영화감독…‘서프라이즈’서 소개

/MBC '서프라이즈'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에 대해 누리꾼의 관심이 뜨겁다.

17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여자, 감독을 꿈꾸다'라는 제목의 사연이 소개됐다.

1950년대 여성 감독을 꿈꾸던 박남옥은 여성 배우 김신재의 열혈 팬이었다.

김신재는 1937년 데뷔해 1980년대까지 약 50년간 활동하며 20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했다. 박남옥은 김신재의 모든 기사를 스크랩하고, 매일 팬레터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박남옥은 김신재를 직접 보기 위해 영화판에 뛰어들었고, 그 후 스크립터로 일하게 됐다. 일을 하면서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진 박남옥은 급기야 감독을 꿈꾸게 됐다. 하지만 현실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고, 결국 결혼해 아이를 낳고 평범한 주부로 살게 됐다.

하지만 영화감독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박남옥은 1953년 친언니에게 제작비를 빌려 평소 가까웠던 배우와 스태프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해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박남옥은 아이를 업은 채 촬영을 하기도 했고, 20명 가까운 배우와 스태프들의 식사를 직접 챙기기도 했다.

이후 1954년 박남옥이 연출을 맡은 영화 '미망인'이 개봉했다. '미망인'은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자 주인공이 젊은 청년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렸다. '미망인'은 평론가로부터 여자 감독이 아니면 만들기 힘든 섬세한 영화라는 호평을 얻으며 기대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흥행은 실패했고, 3일 만에 상연은 종료됐다. 두 번째 작품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박남옥은 영화의 끈을 놓지 않았고, 미국으로 이주해 살다 지난 2017년 세상을 떠났다.

박남옥을 시작으로 현재는 많은 여성 영화인들이 연예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남옥은 생전 "나는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 우리나라 여성 영화인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고, 세계에 진출하려는 걸 보려면 오래 살아야 하지 않겠냐"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