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째 단식’ 황교안, 건강 더 악화…“고개만 끄덕여”

한국당, 청와대 앞서 원내대책회의
영하권 추위에 기력 갈수록 약해져
구급차·의료진 배치하고 예의주시
유승민·손학규, 黃 찾아 단식 만류
劉 "연비제·공수처 힘합쳐 막아내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6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레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안부를 묻고 있다./송의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6일 청와대 앞에서 일주일째 사활을 건 단식투쟁을 이어갔다.

전날(25일) 찬 비바람을 막기 위해 설치한 몽골텐트 안에 누운 채로 밤을 보낸 황 대표의 기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황 대표는 이날 말을 거의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는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 한국당은 황 대표의 상태를 예의주시하면서 단식투쟁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황 대표의 단식투쟁 장소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전후로 황 대표의 텐트를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텐트에서 나와 “(황 대표가) 거의 말씀을 못 하신다. 그냥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그런 정도”라고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것과 의사들이 검사하는 것과 다르다”면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또 나 원내대표는 “국회 돌아가는 상황을 좀 논의했고 황 대표는 ‘수고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황 대표가 많이 안 좋은 상태라 물도 잘 안 마시는 상황”이라면서 “신장이 안 좋아질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날이 춥고 바람에 천막이 펄럭이는 소리에 황 대표가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면서 “자다 깨기를 반복했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의 상태가 악화되자 구급차와 의료진을 준비하고 있다.

김 수석대변인은 “정무적 판단보다 의료진의 판단이 더 중요하다”면서 “황 대표는 죽기를 각오하고 단식을 이어가려 하겠지만 참모들은 의료진 판단에 따라 바로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단식을 그만 두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손학규 등 황 대표 텐트 찾아 단식 만류

전날에 이어 농성장에는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찾아 황 대표의 단식을 만류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황 대표를 찾았다.

유 전 대표는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다.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좀 중단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해 막아내야 하는 것이니 국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오후 황 대표를 찾았다.

손 대표는 “건강이 안 좋으셔서 말씀하는 것을 잘 듣지는 못했고 하나님이 주신 생명, 건강을 유의하시라고 했다”면서 “빨리 일어나 손잡고 좋은 나라를 같이 만들도록 하자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고맙습니다”고 답했다고 박대출 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황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 박 의원은 “(건강이) 아주 안 좋은 것 같다. 얼굴이 좀 부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