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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 버텨온 ‘북한산 백운산장’…뒤안길로 사라지다

한 세기 버텨온 ‘북한산 백운산장’…뒤안길로 사라지다

기사승인 2019. 12. 0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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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1일 서울 북한산 백운산장 마당 내 테이블에 ‘국가귀속 반대 서명지’가 놓여 있는 모습. /사진=김서경 기자
지난 95년간 북한산 산악인들의 쉼터 노릇을 해 온 ‘백운산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백운산장은 북한산 백운대, 인수봉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필수 휴식처로 자리 잡았으나 1998년 체결된 기부채납(20년 뒤 국가 기부)에 따라 지난 1일 영업을 종료했다.

이번 기부채납은 백운산장 주인 이영구씨가 1992년 불이 난 산장을 새로 짓는 조건으로 체결했던 것으로 북한산이 공유지인 데 따른 것이다.

기간이 도래한 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7년 7월 이씨를 상대로 약속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 5월 법원이 공단의 손을 들어주면서 백운산장은 영원히 문을 닫게 됐다. 이씨 부부는 백운산장의 3대째 주인이다.

1924년 작은 오두막으로 문을 연 백운산장은 등산객들에게 요깃거리나 음료를 팔았고, 새벽 산행에 나선 이들에게는 하룻밤 묵을 곳이 돼주기도 했다.

지난해 이씨가 세상을 뜬 뒤 그의 부인 김금자씨(79)는 홀로 등산객들을 맞이하며 백운산장을 지키겠다는 뜻을 펼쳐왔다. 김씨가 올해까지 산장을 지킨 햇수는 58년이다.

지난 1월 백운산장에는 백운산장 보존대책위가 걸어 놓은 ‘93년 역사의 백운산장은 우리 모두가 주인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재 백운산장은 리모델링과 구조 보강 등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장 1층은 산악사진 전시나 안내·휴게 공간으로, 2층은 특수산악구조대의 사무실로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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