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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내년 포화 되는데… 핵폐기물 처리 놓고 ‘미합의’ 과제 산적

월성원전 내년 포화 되는데… 핵폐기물 처리 놓고 ‘미합의’ 과제 산적

기사승인 2020. 03. 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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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 출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서 열린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출범식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위원들이 현판을 제막한 뒤 박수치고 있다./연합
정부가 잠재적 사회갈등 시한폭탄인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에 대해 4개월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댔지만 가장 시급한 포화시점 산정에 있어서도 아직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적기에 임시저장시설을 마련하지 못하면 원전 가동을 멈춰야하는 상황에서 자칫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25일 전문가 검토그룹 논의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온라인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재검토위원회 측은 “이번 보고서는 향후 의견 수렴 과정에서 보다 넓은 범위의 전문가와 이해당사자들의 논의를 유도하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임시저장시설 포화시점 전망 시 적용하는 원전이용률에 대해 이견을 나타냈다. 국가 공식 자료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원전이용률(85%)이 타당하다는 의견과 불확실성을 고려해 일정한 범위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원전이용률은 사용후핵연료 발생량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높은 원전이용률을 적용하면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이 늘어 포화시점이 앞당겨진다.

원전본부별 사용후핵연료 포화년도 산정 결과
원전본부별 사용후핵연료 포화년도 산정 결과./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
이번 보고서에서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원전 운영 호기와 이용률을 반영해 산정했다. 2016년 7월 발표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과 비교해 월성·한빛·고리·신월성원전의 포화시점이 2~7년 연기됐다. 한울원전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 백지화로 기존 2037년에서 2030년으로 줄었다. 재검토위원회 측은 “이번 보고서에서는 고리 1호기 경험을 바탕으로 영구정지된 원전의 비상노심 저장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저장가능용량이 늘었다”며 “2018년 4분기 기준 실제 발생량이 예측량보다 적어진 점도 포화시점이 미뤄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5개 원전 중 월성원전의 포화시점은 2021년으로 가장 빠르다. 지난 1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을 최종 승인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약 19개월의 건설 기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오는 4월에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 앞서 이윤석 재검토위원회 대변인이 월성원전 포화시점이 기존 전망보다 약 4개월 늦어진 2022년 3월이 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합의사항과 미합의사항으로 구분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합의사항은 9건인 반면 미합의사항은 12건에 달한다.

송종순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보고서가 합의사항과 미합의사항으로 구성돼 있어 전문가 검토 보고서로는 적절하지 않다”며 “전문가 보고서는 다음 논의를 위한 근거 자료인데, 소수의견 제기가 마치 대등한 의견 차가 있었던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주용 한국교통대 행정학 교수도 “합의사항보다 미합의사항이 많은 보고서는 불신을 줄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차후에라도 합의사항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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