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잔인한 4월’ 코로나 위기가 조원태·정몽규에 전화위복 될까

‘잔인한 4월’ 코로나 위기가 조원태·정몽규에 전화위복 될까

기사승인 2020. 04. 22.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basic_20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국적사에 이번 달 중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해결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오히려 경영권 위기 극복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몇 달간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경영권 공방을 벌였지만,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노조 등 한진그룹 임직원의 지지를 받는 등 내부 결속을 다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통해 사내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되거나 어느 정도 관리돼 항공 운항이 빠른시일 내 재개될 경우 이를 통해 조원태 회장의 기반이 탄탄해진다는 전망 아래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경우 이번 달 말 항공 인수를 미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 지원을 추가로 끌어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매달 항공기 임대료·관리비 등 고정비 명목으로 각각 5000억원, 2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 항공업 특성상 영업비 중 고정 비용의 비중이 30~40%에 달하는 만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경우 여객 매출 94%에 해당하는 국제선 운항을 대부분 중단, 매출이 곤두박질 친 상황이다. 이에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간 휴업에 들어가고 임원진은 급여 30∼50%를 반납하는 등 각종 자구책을 시행 중이다. 또 유상증자와 송현동 부지 등 그룹 유휴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선불항공권’을 선보여 현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대한항공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하는 등 조기 상환 리스크 커짐에 따라 조 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에 조 회장은 지난달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토록 제안하는 등 그룹 재무구조 개선과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항공업계 선구자’로 꼽히는 선친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를 조 회장도 발휘하길 기대하는 모양새다. 앞서 조양호 전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체 소유 항공기를 매각한 후 재임차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또 1998년 오히려 유리한 조건으로 보잉 737 항공기 27대를 구매하는 등 ‘전화위복’의 능력을 보였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이번 달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미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산은 등 채권단의 추가 지원을 끌어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미국에서도 승인받는 등 인수 절차를 무탈히 거치고 있지만 코로나19발 경영난으로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회사채 발행 등을 연기하게 됐기 때문이다. 채권단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1조원을 훌쩍 넘은 데다 유상증자를 단행해도 차입금 상환이 힘들다는 분석이다.

특히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신규 지원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정 회장을 비롯한 HDC현산 컨소시엄이 인수계약 완료(딜 클로징)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HDC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 관련 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한 바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