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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압승…이재명 체제 공고화 ‘득’ 보다 ‘실’ 더 클수도

보궐선거 압승…이재명 체제 공고화 ‘득’ 보다 ‘실’ 더 클수도

기사승인 2023. 10. 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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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진행형인 사법리스크·당내 계파 갈등 심화 해결 숙제…승리가 '독' 될 수도
이재명, 영장실질심사 출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미니 총선'으로 불렸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구속 위기를 넘긴 이재명 대표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당 안팎으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 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 요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번 보궐선거 승리가 이 대표 체제에 득보다는 실을 더 안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만7066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9만5492표를 득표했다. 득표율은 진 후보가 56.52%, 김 후보가 39.37%로, 득표율 차는 17.15%포인트다.

표면상으론 민주당의 압승으로 보이지만, 두 후보의 득표율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득표차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강서 갑·을·병 선거구에서 민주당 강선우·진성준·한정애 의원의 득표수는 모두 19만4596표, 득표율은 57.26%로, 미래통합당 후보는 13만3155표를 얻어 득표율은 39.18%로 각각 집계됐다. 양당 후보의 득표율 차는 18.08%포인트다.

애초 강서구는 민주당 표밭으로 이번 보궐선거가 총선 전 마지막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지, 서울 전체의 총선 바로미터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지난 대선 이후 서울 표심 흐름은 국민의힘이 민주당 보다 강세로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과반인 50.56%를, 이어진 지선에선 서울 25개 선거구 중 17개를 국민의힘이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이 주장한 '정권 심판론'이 작용했다는 것 보단, 전통적인 강세지역에서 선방을 펼쳤다고 분석하는 게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표면적으론 이번 승리로 민주당은 이 대표 체제가 공고해져 내년 총선까지 임기가 보장된 보증 수표를 받은 셈이 됐다. 하지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재진행형인 점, 당내 계파 갈등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에 비쳐볼 때 섣불리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먼저 친명계 간판격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낙승한 이유가 당원들 지지덕분이라며 비명계를 겨냥하고 나서면서 계파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1000원짜리 당원, 훌리건 소리까지 들어가며 강서구청장 선거에 올인해 SNS에서, 골목골목에서 목이 터져라 진교훈을 외친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강성지지들에게 공을 돌리며 비명계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1000원짜리 당원, 훌리건은 비명계 의원들이 각종 토론회와 언론 인터뷰에서 "1000원 당원들에 당 운명을 맡길 수 없다", "정치 훌리건인 개딸들과 이별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서 연유됐다.

친명계 일부 의원과 강성 지지자들은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비명계는 친명계의 행태가 비민주적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번 보궐선거 대승이 이 대표의 체제만 공고하게 해 혁신의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전날(11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아마 이기는 당은 페니실린 주사를 맞은 격이 돼가지고 오히려 당의 변화를 선택하지 않고 현재의 체제에 안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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