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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교사’ 공범 “李에 인간적 배신감…진술서 수정 지시도”

‘위증교사’ 공범 “李에 인간적 배신감…진술서 수정 지시도”

기사승인 2024. 02. 26.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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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성남시장 수행비서 김씨 "30여년간 민주당원"
"문자도 보내…고소 자처한 것처럼 말해 서운"
"李, 진술서 검사 후 '너무 약하다'며 수정 지시"
이재명 브리핑-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사건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진성씨가 26일 이 대표가 자신과의 관계를 '애증이자 위험한 관계'로 표현한 것에 대해 "많이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이 대표 측에게 허위 증언 내용이 담긴 진술서를 보여주고 검사를 맡은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출신인 김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위증 등 혐의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당초 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이 대표와 함께 기소됐었으나, 지난 공판에서 신변 위협을 호소해 재판부가 재판을 분리해 별도 심리하고 있다.

이날 김씨는 약 30년간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하며 이 대표를 지지했단 사실을 인정했다. 2022년 3월 이 대표가 대선에 낙선했을 당시에도 "하염없이 북받친 눈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잘해오셨고 자랑스럽습니다. 형님. 시장님. 지사님. 대통령님"이란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이 대표도 '감사합니다'라는 답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2018년 이 대표가 위증을 요청하기 위해 김씨에게 전화한 것을 두고 "유력 대권후보로 꼽히는 이 대표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라고 묻자 "저도 지지하고 도와주고 싶었다는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지난 공판에서 이 대표가 "김씨와는 애증 관계이자 위험한 관계다. 김씨가 김 전 시장을 대리해 고소한 일로 최초로 구속됐다. 위증을 요구할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김씨는 "많이 서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고소 대리인이었는데, 마치 제가 주도해서 고소를 자처한 것처럼 표현해서 많이 서운하다"며 "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이전 공판에서 (이 대표가) 소위 꼬리 자르기를 했는데, 거대 야당 대표에게 가진 최소한의 존중을 허물어뜨리는 모멸감과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 대표 측이 진술서를 검사하고 수정지시도 내렸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 측 변호사에게 경험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해 보냈고, 이 대표가 '너무 약하다'며 고쳐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날 검찰 구형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같은 사건으로 재판 중에 있어, 공범간 처벌 균형성을 고려해 재판 진행과정을 보고 구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추후에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김씨는 이 대표가 2018년 12월 22∼24일 수 차례 전화로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위증해달라고 한 요구를 받아들여, 이듬해 2월 재판에서 이 대표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는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대표는 "김씨에게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부탁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 공판은 이날 오후 같은 재판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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