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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반도체 펀드 조성 추진 中, 美에 맞불

사상 최대 반도체 펀드 조성 추진 中, 美에 맞불

기사승인 2024. 03. 0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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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위안 규모 될 듯
모금 대상은 지방 정부과 투자사 중심
국영 기업들도 참여 가능성 농후
중국이 자국 반도체 업체를 상대로 미국이 규제 강도를 계속 높이자 대대적으로 맞불을 놓기 위해 사상 최대인 3000억 위안(元·55조2000억 원) 규모의 3차 투자 펀드 조성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인 '대기금(大基金·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이 2019년 조성했던 2000억 위안 규모의 2차 펀드 금액을 무려 50% 전후 뛰어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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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사상 최대 반도체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 맞불을 놓겠다는 심산인 듯하다./징지르바오(經濟日報).
중국 경제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9일 전언에 따르면 모금은 지방 정부와 투자 회사, 국영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상하이(上海)시를 비롯한 여러 대도시 정부와 투자 회사인 청퉁(誠通)홀딩스그룹, 국가개발투자공사(SDIC) 등이 각각 수십억 위안을 갹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체적인 모금 협상은 수개월 내로 마무리될 예정으로 있다. 한마디로 중앙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액수는 매우 적을 것이라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이번 3차 펀드 조성 계획은 최근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견제하기 위해 잇달아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진짜 중국이 작심하고 미국에 맞불을 놓으려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와 자국 기업의 거래를 규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과 네덜란드, 독일, 일본 등 동맹국에도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당연히 중국이 가만히 있을 까닭이 없다. 무엇보다 미국의 압박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기 위해 반도체 독자 기술 개발을 최우선 국가 프로젝트로 확정했다. 화웨이(華爲)와 SMIC 등 자국 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2014년과 2019년 '대기금'을 통해 두차례 조성한 펀드 총액이 450억 달러(6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는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이번 펀드 조성 계획으로 향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한 단계 더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의 압박을 별로 어렵지 않게 벗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최근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에 장착된 반도체 칩이 미국 장비업체의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졌다는 증언이 나오는 사실을 보면 얘기가 다소 달라질 수도 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해외 부품과 장비를 완전히 대체할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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