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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민영화 마침표 찍었다…이젠 실적 드라이브

임종룡, 우리금융 민영화 마침표 찍었다…이젠 실적 드라이브

기사승인 2024. 03. 1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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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보유 자사주 전량 매입·소각
오버행 우려 해소·기업가치 상승 기대
M&A 통한 비은행 강화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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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민영화' 숙원을 풀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했던 잔여지분을 전량 매입·소각하기로 하면서다. 1998년 공적자금이 투입된 이후 26년 만에 정부 보유 지분을 모두 털고 독자노선을 걷게 된 셈이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에게 민영화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 시절인 2016년 우리금융 지분 30%를 7개 과점주주에게 매각하며 민영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는데, 민영화 작업의 마침표까지 찍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민영화로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오버행(대규모 매각 물량 대기) 우려를 해소했다고 평가한다. 이날 우리금융 주가도 4% 가까이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다만 타 금융지주과 비교해 낮은 상승세를 보였는데, 상대적으로 비은행 포트포트폴리오가 취약하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에 임 회장이 인수·합병(M&A)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임 회장 역시 취임 이후 증권·보험사 인수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왔다. 마땅한 매물이 없어 고민이 깊은 상황이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결국 우리금융의 수익성 개선과도 연결되고, 기업가치 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정부의 그늘을 벗어나는 만큼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구상하고 내부적으로 조직 쇄신을 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잔여지분 935만7960주 전량을 자사주로 매입한다. 지분율은 약 1.24% 규모다. 우리금융은 취득한 자사주를 즉시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의 주가는 1만516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3.84% 올랐다. 특히 임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해 3월 24일(1만1010원)보다 38% 올랐다. 시가총액은 8조159억원에서 11조4071억원까지 확대됐다.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임직원들의 오랜 숙원이기도 했다. 지난 1998년 예보의 자금지원을 받은 이후 26년 간 정부가 지분을 들고 있었던 탓이다. 예보는 2002년부터 국내공모를 시작으로 7차례의 불록세일 등을 거쳐 지분을 줄여왔고, 2016년에는 현 과점주주 체제 도입을 위한 매각을 진행했다. 이번 매각을 끝으로 모든 지분을 털어내게 됐다.

100% 민영화를 마무리한 임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임 회장이 취임 때부터 증권·보험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우리금융은 적당한 매물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를 추진함에 따라 2013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를 매각한 바 있다. 현재 우리금융이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M&A를 위해서는 자본비율 개선도 필요한 작업이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지난해 말 기준 11.9%이다. 이 비율이 높을 수록 금융지주의 손실흡수능력이 높다는 의미이며 주주환원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향후 M&A를 위해서는 자본비율 개선도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 우리금융의 수익성 제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우리금융이 민간 금융사로 거듭난 만큼 수익 창출에 더 집중할 필요도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2조51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경쟁사인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우리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일환으로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글로벌, 자산관리 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기도 하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민영화되면서 수익 창출에 방점을 둬야 한다"면서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점, 차별화된 영업 포인트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은 내부통제에 더욱 고삐를 죄야 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조직쇄신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민영화가 된 만큼 일하는 인적·조직 쇄신을 통해 민영화에 맞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M&A 등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특별히 바뀐 상황은 없지만 비은행 강화를 위해 M&A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취득한 자사주는 즉시 전량 소각할 예정으로,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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