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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상품’ 늘린 롯데 신동빈號…꽉 닫힌 소비자 지갑 연다

‘PB상품’ 늘린 롯데 신동빈號…꽉 닫힌 소비자 지갑 연다

기사승인 2024. 03.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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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편의점·홈쇼핑, 신제품 출시
간편식 브랜드, 500개 가짓수 늘려
일본 등 해외 인기 상품 직소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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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PB(자체브랜드) 상품' 강화를 꺼내들었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사와 협력해 직접 생산하는 상품으로, 중간 유통 과정이 축소됨에 따라 일반 브랜드 제품에 비해 적게는 20%, 많게는 절반 정도 가격이 저렴하다. 이 때문에 꽉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간 프리미엄을 표방하던 롯데그룹에선 PB상품을 출시하기만 했을 뿐, 주류로 내세워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최근 롯데그룹은 전방위적으로 PB상품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신 회장이 올 초 밝혔던 '성장과 도약을 위한 사업 영역 고도화'와 궤를 같이한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PB브랜드를 간편식 전문 브랜드 '요리하다'와 그로서리 부문 통합 브랜드 '오늘 좋은' 두 개로 압축시키고,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특히 론칭 당시 100여 개 상품만 판매하던 오늘좋은의 경우 이날 기준 500여 개로 가짓수가 확대됐으며, 현재 22개 상품군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할 만큼 성과가 좋다.

롯데마트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2020년 초부터 PB담당 조직인 PB·소싱사업부문 내 식품 PB개발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늘좋은을 통해 PB건강기능식품 6종을 출시한 것 또한 헬시 플레저(증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것) 열풍에 이들 PB개발팀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이뤄질 수 있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시기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상품의 차별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모두 갖춘 PB 상품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완화시켜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편의점 계열사인 세븐일레븐 역시 차별화된 PB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에만 1인용 초밥 오마카세 세트 '나마카세(나에게 맡기는 오마카세) 초밥 키트'와 배우 이장우와 협업해 '맛장우 도시락' 등을 연이어 출시했을 정도다.

해외 인기 PB를 직소싱하는 데도 열심이다. 글로벌 세븐일레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본·대만·태국 등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품들을 직소싱 해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해외 매장의 인기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해 올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끈 상품은 일본 세븐일레븐을 통해 들여온 '세븐 프리미엄 과자'5종으로 한 달 만에 40만개 이상이 팔릴 정도로 흥행했다. 이와 함께 세븐일레븐은 지난 7일 5년 만에 가맹 경영주 대상 상품전시회를 개최하고, 올해의 상품 전략과 운영 방안 등을 소개했다. 3대 전략으로는 기본에 충실한 매장운영, 차별화 상품 강화, 새로운 디지털 경험 등을 제시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8월 말 PB브랜드 '바이브리짓'을 론칭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회사 측에 따르면 바이브리짓의 론칭 후 5개월 동안 주문건수는 약 25만건, 주문금액은 180억여 원에 달한다.

이처럼 롯데 전 계열사의 PB 상품 출시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올 초 신년사만 봐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당시 신 회장은 '올해에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 속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PB는 일반 브랜드 제품보다 마진율이 높고,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하고 값싼 PB제품을 대거 선보이는 기업이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고문은 "그간 프리미엄을 표방하던 롯데그룹에선 PB상품을 출시하기만 했을 뿐, 주류로 내세워진 적은 없었다"며 "하지만 생존을 위해 최근 롯데그룹도 전방위적으로 PB상품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그룹이 갖고 있는 신뢰성이 있기에 제품을 출시했을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PB전략 강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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