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 데뷔 20주년 다듀 “억지스럽지 않으니 오래가네요”

[인터뷰] 데뷔 20주년 다듀 “억지스럽지 않으니 오래가네요”

기사승인 2024. 04. 07. 11: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최근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럭' 발매
초등생때 만나 힙합 대중화 앞장
타이틀곡 '피타파' 해외진출 포부
"우리만의 음악, 계속 보여줄게요"
다이나믹 듀오 프로필 이미지 1
다이나믹듀오의 최자(왼쪽)와 개코가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힙합의 대중화를 이끈 다듀는 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욱 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아메바컬쳐
"20주년은 상상도 못했어요.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이 늘 함께 했었죠. 그래도 가요계에서 강퇴(강제퇴장)되기 전엔 은퇴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싶어요."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이하 다듀)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아메바컬쳐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기에 뿌듯함도 컸다. 대중에게 낯설었던 '힙합'은 이젠 음원차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친근한 장르가 됐다. 힙합의 역사를 함께 해온 다듀는 힙합의 대중화에 큰 영향력을 준 아티스트다.

다듀는 2004년 씨비매스(CB Mass)로 시작한 2인조 힙합듀오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만난 개코와 최자는 유학생들이 가져오는 CD 등을 통해 힙합을 접했다. 다들 인기 가수의 곡을 노래하고 춤추던 장기자랑 시간에 두 사람은 랩을 직접 써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당시엔 힙합은 굉장히 낯선 장르이자 문화였다.

개코는 "우리는 낯설었던 힙합이 대중들에게 친숙해지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했다. 그만큼 수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이 열심히 했다는 것도 느낀다. 힙합의 대중화엔 다듀의 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최자 역시 "힙합의 깊이보다는 파이를 키우는 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저는 타이틀곡도 어머니가 좋아할 것 같은 곡으로 고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발매된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럭(2 Kids On The Block)'은 이같은 다듀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앨범이다. 힙합을 사랑하는 10대 소년이 다듀로 성장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풀어냈다. 지난해 디지털 싱글 형태로 파트1과 파트2가 공개됐고 이번 10집에는 타이틀곡 '피타파 (Feat. pH-1, JUNNY)'를 포함한 신곡 5곡이 새롭게 수록됐다. 개코는 "사실 우리의 이야기를 드라마화 하려고 했었다. PD와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10집의 방향성을 정했다. 드라마 제작은 무산이 되었지만 노래는 남았다"며 웃어 보였다.

다이나믹 듀오 프로필 이미지 5
다이나믹듀오는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럭'을 통해 지난 20년을 되돌아봤다./아메바컬쳐
타이틀곡 '피타파'는 다듀의 해외 진출에 대한 열렬한 포부와 음악을 향한 식지 않은 열정을 글로벌 푸드인 햄버거·피자·타코·파스타로 위트 있게 풀어낸 곡이다. 비트에 맞아 떨어지는 다이나믹 듀오의 타격감 있는 래핑은 강한 중독성을 자아낸다.

개코는 "파트3가 되는 이번 앨범에서 어떤 타이틀곡이 좋을지 고민했다. 현재의 감정과 가까운 미래를 생각하는 곡이어야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 또 '피타파'는 신곡 5곡 중 가장 긍정적인 분위기의 곡이다. 공연이 기대되는 곡이었다"고 소개했고 최자는 "과거를 다루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계속 예전 이야기가 나온다. 타이틀곡까지 과거 이야기를 하는 건 지겨울 것 같아 내일을 바라보는 트랙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 받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다듀는 "우리는 우리만의 캐릭터가 있다. '다듀스러운 음악'이 있는 것 같다. 인위적이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다. 그런 부분이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자는 "우리는 대단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한다. 특히 가사가 잘 들리는 곡을 노래한다. 출중한 랩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플로우를 시도할 수도 있겠지만 무슨 말인지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래 지난해 발매될 예정이던 정규 10집은 예상치 못한 인기로 미뤄지게 됐다. 바로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계급 미션 곡이던 '스모크'의 선풍적인 인기와 2014년 발매한 'AEAO'의 역주행 인기 덕분이었다. 개코는 "우리가 정말 운이 좋다는 걸 느꼈다. 그동안 많은 곡을 발표했으니 역주행에 대한 기대를 안 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좋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게 운이 좋았다고밖에 표현이 안 됐다. 다듀의 새로운 히트곡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고, 더욱 열심히 활동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티스트로서 고민은 깊어졌다. 이제는 정형화되었던 곡의 홍보 방식이 통하지 않고 언제, 어떻게, 어떤 곡이 사랑 받을지 모르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최자는 "과거에는 어떤 노래가 음원차트에서 1위를 하고 사람들이 좋아할 거란 공식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게 완전히 깨졌다"고 했고 개코는 "모든 아티스트들이 고민하는 부분일 거다. 타이틀곡이 꼭 사랑을 받는 게 아니라 대중들이 선택한 곡이 사랑을 받는다. 그렇게 선택을 받는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음악을 오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듀는 스스로 '고집이 없는 게 장점'이라고 꼽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장점으로 꾸준히 음악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개코는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고 섭외를 한다. 다가가는 건 어렵지 않지만 그들이 저희를 어려워 하는 경우는 있다"고 털어놨다. 또 "새로 나온 음악들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들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취향에 맞지 않아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최자는 "반대로 생각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의 신곡을 재밌게 들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신곡을 찾아듣는 분위기가 아니다. 보수적으로 예전에 좋았던 곡을 찾아서 다시 듣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 이에 따라 AI(인공지능)가 추천해주는 음악도 만들어진다. 어떤 공식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음악을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이나믹 듀오 프로필 이미지 4
다이나믹듀오는 앞으로도 고집 부리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음악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아메바컬쳐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