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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멈춤’ 한동훈, 대선까지 잠행?…“바람처럼 돌아올 수도”

‘일단 멈춤’ 한동훈, 대선까지 잠행?…“바람처럼 돌아올 수도”

기사승인 2024. 04. 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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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비상대책위원장직 내려놓은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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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대선까지 잠행(潛行) 혹은 휴식 후 당권 도전'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향후 행보를 놓고 여권에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만큼은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로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108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여권 참패의 원인을 한 위원장에게 오롯이 물을 수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지지층에 '미래 주자'로서 인식된 만큼 향후 얼마든지 다시 역할을 부여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위원장도 사퇴 발표에서 '정치를 떠나지 않겠다'다던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11일 여권 핵심 관계자는 본지에 "한 위원장이 당분간은 휴식하며 건강을 챙기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안다"며 "일단 쉬면서 자신의 역할을 숙고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당의 총선 구원투수로 등판해 지난 연말부터 100여 일 쉼 없이 달려온 그였지만 이번에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숨고르기를 택할 것이라는 얘기로 들린다. 여권에선 한 위원장의 역할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여러 평가가 있을 순 있지만 누가 뭐래도 이번 선거는 '정권심판론'의 파도 속에서 치렀고 한 위원장이 수많은 악재를 악전고투속에 수습해가며 여기까지 끌어왔다는 걸 부인하는 사람은 몇 안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그의 복귀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은 건 그가 가진 명암(明暗)만큼 장점들에 국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우선 보수 진영에서 찾기 힘든 중도 표심 확장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정치 개혁을 기치로 새로운 정치를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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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결과에 따른 비상대책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며 당직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당내에선 총선 결과를 두고 "여당다운 핵심 전략이 부재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초보 정치인이 구원투수를 맡아 노련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만큼이나 기대 이상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12월초 알려진 여의도연구원 내부 보고서에 총선 예측 조사는 서울 6석, 전국 80여 석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한 위원장은 지난 9일 밤 청계광장 유세 후 탈진·탈수 증상으로 거리 유세를 취소했을 정도로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지역구 후보들 지원에 사력을 다했다. 선거 당일엔 시간대별로 페이스북에 투표 독려 글을 직접 남겼다.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오는 2027년 대선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당분간은 잠행을 하다 주요 시점에 정치 무대에 재등장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차기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을 놓고는 적절치 않은 선택이 될 것이며 반대하는 이들도 이들도 적지 않다. 대선 주자로 거론 되는 그가 여당의 당대표 자리를 맡으면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 100여일 기간 비대위원장으로서 이미 리더십이 검증된 만큼 불필요하게 다시 시험대에 오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보궐선거, 봉사활동, 여행 등 여러 추측이 무성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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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결과에 따른 비상대책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이병화 기자
전문가들도 한 위원장이 일정 시일을 두고 다시 정치에 복귀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한동훈의 행보가 이걸로 끝날거라고 보진 않는다. 그동안 높은 톤으로 자신의 이후 행보에 대해 야무지게 말해오지 않았느냐?"며 "이대로 끝나기엔 정치 일정은 가변적이고, 대선도 좀 남아있다. 적당한 타이밍과 냉각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도 "110석에 못미치는 의석 수를 받았기에 비대위원장 직 사퇴는 당연한 결과"라며 "향후 어떤 숙고와 성찰의 시간을 갖고 다시 돌아올지가 관건이다. 정치인은 바람처럼 사라졌더라도 바람과 함께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 사퇴로 생긴 리더십 공백을 당분간 윤재옥 원내대표 대행 체제로 수습할 예정이다. 당선자 중심으로 총의를 모아 비대위를 다시 꾸리는 방안,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안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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