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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항공엔진 1만대에 담긴 피와 땀…이젠 ‘국산화 꿈’ 향해 달린다

[르포] 항공엔진 1만대에 담긴 피와 땀…이젠 ‘국산화 꿈’ 향해 달린다

기사승인 2024. 04. 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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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
1만번째 출하전 시험가동
방음 벽만 2미터…외부 소음 안느껴져
본관에 제품 전시…韓 엔진역사 한눈에
1979년 정비부터 부품생산까지
독자적 첨단 항공무기체계 확보 도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엔진을 점검하고 있는 임직원들의 모습./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유일 항공엔진 공장이자 우리나라 엔진제조업 역사가 태동한 요람을 찾았다. 한화그룹을 넘어 우리나라 항공 첨단기술력의 자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지난 12일 방문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1사업장 현장에선 1만번째 출하를 앞둔 엔진이 시험가동 중이었다. 엔진 불꽃 점화 및 성능 시험까지 진행되는데도 외부에서는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현장을 안내한 이승두 창원 1사업장 생산담당 임원은 "방음·방폭·방진 시설로 시운전실 벽만 2미터 두께"라며 "소음 70데시벨(㏈)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어, 이 시운전 시설 설비 자체도 수출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그간 외국 공장의 부품을 받아서 조립, 생산했던 한화는 이제 회사만의 독자 기술도 갖추고 있다. 항공기뿐 아니라 발전기나, 함정에 들어가는 엔진도 이곳에서 생산된다. 본관 생산시설에서는 한국형 이지스함에 들어갈 엔진 조립에 한창이었다. 이 담당은 "전투기나 함정에 들어가는 가스터빈 엔진은 극도의 고온, 고압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하다"며 "정밀 제조가 필요해 모두 수동으로 조립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본관 건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국 엔진개발 역사가 담긴 제품 전시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부터 엔진 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신규 엔진 조립, 엔진 부품 생산 등 사업 범위를 넓혀 왔다. 군수산업에 크게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들어 봤을 법한 KF-16, 수리온, 블랙호크, 보라매 등 유명한 전투기에 탑재된 엔진이 이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사실이 체감됐다.

정밀한 제조 기술이 필요한 만큼, 현재 대형 엔진은 대부분 라이센스 생산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전세계 항공엔진 시장에서 주요 라이센스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프랫앤휘트니(P&W), 영국 롤스로이스가 보유하고 있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 F-15K 등의 엔진 등도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회사로부터 부품 전체를 제공받아 조립하는 면허생산 방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면허 생산에서 나아가 글로벌 업체와 공동 개발한 엔진도 있다. 전투헬기인 수리온에 탑재되는 모델 등이다. 면허생산 중에서도 일부 부품을 국산화한 제품이 많다. 우리 공군의 FA-50등에 탑재되는 GE의 F404엔진에는 국산화 부품 42종이 들어가는데 이는 전체 원가의 36% 수준이다. 기술 국산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한편, 이를 통해 독자 개발의 토대를 닦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소형 단수명 엔진은 독자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전체 생산한 1만대의 엔진 중 1800대 정도는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이 담당은 "민항기 엔진 부품이나, 공동투자 등으로 장기 납품하고 있고, 해군 함정용이나 누리호 엔진도 이 사업장에서 만들고 있다"며 "기술자립으로 첨단 엔진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동 중인 공장 근처에서는 신형 전투기인 KF-21에 들어갈 엔진을 생산할 스마트 엔진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를 다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군수산업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이곳에서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김경원 창원 1사업장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만대의 항공엔진을 생산하면서 F414엔진의 최초 국산화까지 성공한 만큼 독자적 항공무기 체계 확보와 발전을 위해 지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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