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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동네 치안 미리 살펴주니 안심”…밤낮 없는 순찰로 범죄율 ‘뚝’

[르포] “동네 치안 미리 살펴주니 안심”…밤낮 없는 순찰로 범죄율 ‘뚝’

기사승인 2024. 04.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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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기동순찰1대, 종로구 탑골공원 등 순찰 동행 취재
기순대, 범죄 예방, 문제 해결 등 전천후 활약
시민들 "심적으로 크게 안심돼…동네 꺠끗해진 것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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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기동순찰대 경찰관들이 범죄 예방을 위해 순찰을 하고있다. /박주연 기자
"어르신, 점심은 드셨습니까? 술은 건강에 좋지 않으니 드시지 마십시오. 다른 불편한 점 있습니까?"

지난 16일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2가 탑골공원. 7명으로 구성된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순찰1대 1팀이 탑골공원 주변에 상주하는 노숙인 A씨의 상태를 살피며 물었다. A씨는 기동순찰대(기순대)와 대화가 익숙한 듯 "나 술 안 마셨어. 여기 싸우는 사람도 없어. 밥은 먹었으니 걱정말아"라고 대답했다. 이 일대는 술을 마신 노숙인들의 폭행 신고가 잦은 곳이라 기동순찰대는 그들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주변 안전을 샅샅이 살폈다.

경찰이 이상동기 범죄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기순대를 신설, 우범지대 치안을 돌본 지 50일이 지나면서 주민들이 '안심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행인들과 노숙인들, 또는 사업장간 마찰이 잦은 지역인 탑골공원 인근은 기동순찰대가 배치되면서 범죄예방은 물론 주민 애로사항까지 해결해줘 호평을 얻고 있다.

기동순찰1대 1팀은 이날 수표로 115의 1일대에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오토바이와 택배 트럭 등 불법 주정차를 잇따라 발견하고 곧바로 폴리폰(업무용 휴대전화)을 활용해 차적을 조회했다. 경찰은 차량 앞 유리에 적혀있는 차주의 전화번호를 확인한 뒤 전화를 걸어 "여기에 주차하면 안 된다. 차를 빨리 빼 달라"고 요청하며 지역 정체를 해소했다.

기순대는 범죄 사전 예방에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인근 쪽방촌 일대에서는 성인 두 명이 나란히 걷기 힘들 정도의 좁은 골목 사이를 뚫고 주위를 살피는 동시에 곳곳에 설치된 방범용 폐쇄회로(CC)TV와 안심벨이 잘 작동하는지도 꼼꼼히 확인했다.

기순대 관계자는 "이 일대는 지난해 종로경찰서의 112 발생 신고건수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곳"이라며 "크고 작은 신고가 잦은 곳인 만큼 순찰팀들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50년 가까이 이곳에 살았다는 주민 이장규씨(67)는 "처음엔 경찰관들이 몰려 다니길래 무슨 사건이 터졌나 하고 걱정했다"며 "알고 보니 경찰관들이 주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동네 순찰하는 것이었다. 심적으로 크게 안심된다"고 말했다.

주민 박승태씨(52)도 "지난해부터 흉기 사건이 많아 돌아다니기 무척 무섭다고 생각했다. 쪽방촌 인근에 카페거리가 있어 외국인과 관광객들이 많아 걱정됐다"며 "그런데 최근 경찰관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 순찰하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은 물론 어르신들도 무척 좋아하신다. 불법 주정차도 많이 사라지고 동네가 점점 깨끗해지는 게 체감된다. 경찰관들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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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트럭의 번호판을 경찰이 조회하고 있다./박주연 기자
지난해 서울 신림동, 경기 분당 서현동 흉기난동 사건 등 이상동기 범죄가 전국으로 속출하면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자 경찰은 강력사건 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순대를 올 2월 20일 출범시켰다. 기순대는 전국 28개대 2668명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 서울은 4개대·388명이 활동한다.

기순대는 전국 치안 현장에서 '다목적 종합경찰 사무'를 수행하면서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위해 치안 사각지대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 기존의 지구대·파출소, 수사·형사·교통 등 기능별 업무와 별개로 이상동기 범죄나 범죄 사각지대 등의 예방이 목표다.

경찰에 따르면 기순대 출범 이후인 지난 2월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7주 동안 발생한 112신고 건수는 232만894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2만2449건 대비 2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강력 범죄 발생 건수도 줄었다. 강력 범죄 발생 건수는 올해 총 4만7937건으로 지난해 4만9774건 보다 3.8% 감소했다. 특히 흉기 이용 강력 범죄 발생 건수가 올해 2245건으로 지난해 2636건 보다 14.8% 줄었다.

경찰이 범죄 예방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한 후 112신고 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경찰은 순찰효과를 통해 시민들에게 범죄 예방 활동을 각인시켜 각종 범죄에 대한 의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 과정에서 시민과 자연스러운 접촉 기회가 늘어나 지역 주민, 유관 단체와 함께 문제를 발굴하고 범죄를 예방할 계획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기동순찰대가 단기간의 성과분석이지만, 112신고 등 주요 지표가 안정되고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평온한 일상 지키기'에 초점을 두고 경찰활동을 전개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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