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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녀에게 투표했냐고 물었더니...

탈북녀에게 투표했냐고 물었더니...

기사승인 2010. 06. 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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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 “하하하...너무 웃겨요.”

아시아투데이에 ‘어느 탈북녀의 눈물고백 수기’를 육성 고백하고 있는 탈북녀 김미진 씨(36)는 2일 전국 동시지방선거에 대해 묻자 한동안 웃더니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대한민국에 정착해 이번 6.2지방선거를 첫 번째로 치러 사실상 이번이 데뷔 무대다.

투표는 했느냐고 묻자 김 씨는 “탈북한지 얼마 안 돼 선거를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아직 투표는 안했지만 아무나 막 찍을 수도 없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투표를 하지 않으면 처벌받느냐”며 “한국에 와서 이렇게 배려해주는데 혹시 안했다가 잘못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문화적 차이점을 드러냈다.

김 씨가 말하는 북한의 선거는 매우 강압적이고, 전투모드다.

북한에서의 선거는 주민들이 의무적으로 한다. 만약에 투표를 안 하면 정치적 반동으로 몰려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선거는 구역별로 한 사람이 출마하고, 선거 며칠 전에 인민반장이 주민들을 모아놓고 얘기 하는 게 전부다.

선거 당일엔 낮 12시 전에 모든 투표가 끝나고, 입원환자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사람만 오후에 한다고 한다.

특히 투표일을 축제무드로 꾸미는 게 북한 선거의 큰 특징이다.

김 씨는 “여자들은 조선저고리를 입고 춤추고, 노래하며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 한다”고 털어놨다.

이런 체제에서 교육 받고 생활했던 김 씨가 남한 선거를 보고 웃음이 나온 건 당연했을 터.

김 씨는 “그동안 다니면서 길거리에서 지방선거 유세전을 봤다”면서 “북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어서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확성기가 찢어져라 소리치니까 얼마나 웃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웃긴 복장도 그렇고 제각기 하고 싶은 말 다 하는데 그 자체가 북한과 비교돼 너무 웃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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