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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라운드의 포청천을 꿈꾸는 야구 심판 김범석씨

[인터뷰] 그라운드의 포청천을 꿈꾸는 야구 심판 김범석씨

기사승인 2013. 03. 08.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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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100세]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매력적인 직업…야구는 내 인생의 일부
야구심판학교 4기 수료과정을 마친 신입심판 김범석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준원기자 wizard333@


아시아투데이 황보현 기자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살고 있는 김범석씨는 올해 45세의 평범한 가장이다.

김씨는 운송업에 몸담고 있다. 그는 미군들을 국내와 미국 현지로 운송하는 민영 항공사에 근무 중이다.


그는 또 하나의 색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야구심판이다. 그는 최근 명지전문대를 통해 야구심판이라는 타이틀을 추가했다.

“사회인 야구선수 생활을 한 10년 정도 했어요. 수많은 경기를 뛰었고 때론 연습경기에서 심판을 볼 기회도 있었죠. 그런데 야구를 하면서 보니까 규칙을 잘 모르면서 뛸 때가 많았어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관심을 가지고 심판학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자신감과는 달리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났어요. 전 당연히 붙을 줄 알았는데 결과는 탈락이었어요.(웃음)”

그는 명지전문대 심판학교의 4기 졸업생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주간의 혹독한 심판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주말, 심판 자격증을 받고 감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저는 처음이라 고참 심판 한 분과 같이 경기를 진행했어요. 보통 사회인 야구는 2명의 심판이 봅니다. 선배 심판은 주심을, 저는 루심을 봤어요. 주심의 지시를 따라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굉장히 긴장하고 떨렸지만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렸어요. 어떻게 경기를 진행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끝나고 나니 뿌듯함과 보람이 절로 찾아오더군요.”


그는 야구심판이라는 직업에 무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나이 제한이 없기 때문에 체력만 뒷받침 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제 2의 직업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본업이 되긴 힘들어요. 어느 정도 생활 기반이 갖춰진 상태에서 본인 스스로 평일과 주말 모두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된다면 어느 정도 괜찮은 직업이에요. 은퇴 후 용돈벌이는 할 수 있거든요. 노는 것보다 이렇게라도 일을 할 수 있다면 본인에게도 좋은게 아닐까요?”


그의 말대로 사회인 야구심판은 책임감과 봉사정신이 없으면 할 수 없다. 프로야구 심판들과 달리 경기마다 4만~6만 원 정도의 거마비(수고비)를 받을 뿐이다. 특히 심판학교 심판들은 하루 2경기밖에 배정을 못받기 때문에 심판만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없다.
 
다행히 집에서도 심판이라는 직업을 인정해준다고 했다. 주로 경기가 열리는 주말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집사람과 아이들이 이해해 주고 응원도 보내준다고 말했다.


“사회인 야구를 할 때는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으니까 반대를 많이 했어요. 하지만 심판은 그렇지 않으니깐 좋아하더라고요. 여기에 약간의 금전적인 수입도 있으니까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첫 데뷔전때 아빠가 심판하는 모습 보고 싶다고 해서 데려갔습니다. 제 모습을 보고 너무 좋아하더군요. 이제는 심판용 마스크를 써보면서 곧잘 흉내도 냅니다.(웃음)”


그는 야구심판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수료과정은 힘들지만 분명히 메리트가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에 같이 수업을 받으신 분들이 20대에서 5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어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와 함께 그는 마지막 바람을 함께 전했다.


“야구는 이제 내 인생의 일부가 됐습니다. 평소에는 한 회사의 직장인으로, 한 가족의 가장으로 평범한 삶을 살지만 주말에는 야구장에서 특별한 삶의 보람을 느낍니다. 저처럼 심판의 매력에 빠진 분들이 많아진다면 야구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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