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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쇼핑의 횡포...랭킹 기준 불투명

네이버 지식쇼핑의 횡포...랭킹 기준 불투명

기사승인 2013. 07. 1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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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 서비스 가입 쇼핑몰, 검색 결과 상위 노출에 유리하게 했다는 의혹
네이버 지식쇼핑 메인 화면
아시아투데이 김수경 기자 = ‘슈퍼갑’ 네이버가 자체 서비스에 가입한 쇼핑몰의 상품이 ‘지식쇼핑’ 상위에 노출되는데 유리하게 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네이버 지식쇼핑 검색 조작설이 대두되고 있고, 지식쇼핑 랭킹을 매기는 기준에 대한 불투명성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네이버 측은 가격비교 사이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필요 없이 지식쇼핑이 믿을 만한 최저가 상품을 찾아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지식쇼핑 랭킹을 나열하는 순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지식쇼핑에서 현재 정확도 지수, 실적 지수, 혜택 지수 등 3 지수를 점수화해 상품을 정렬하고 있다. 정확도 지수는 카테고리 연관성과 가격비교 선호도, 실적 지수는 지식쇼핑을 통한 판매실적과 상품클릭수, 혜택 지수는 체크아웃·마일리지 등 주문혜택 제공여부를 각각 뜻한다. 3 지수의 합이 높은 상품이 최종적으로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언뜻 지수 관리가 매우 체계적이고, 상품에 대한 점수를 공정하게 매기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혜택 지수에 문제가 내재돼 있다. 혜택 지수를 받으려면 체크아웃과 마일리지와 같은 주문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데 문제는 체크아웃과 마일리지가 모두 네이버 자체 서비스라는 점이다.

체크아웃과 마일리지 서비스에 가입을 한 쇼핑몰들만 추가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고, 추가 점수를 받은 쇼핑몰은 네이버 지식쇼핑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네이버 체크아웃은 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체크아웃 가맹점에서 회원가입이 가능하고, 로그인 필요 없이 물건을 구매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이름 모를 작은 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되고 결제 후에도 사기를 당할 수 있는 위험이 없어 편리한 제도다. 

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지식쇼핑 중개수수료와 별개로 체크아웃 결제 수수료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다. 판매자가 ‘을’의 입장이라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네이버 체크아웃은 지난해 누적 회원수 700만명을 돌파했다.

네이버 마일리지는 네이버 아이디 하나로 마일리지 가맹점에서 적립을 받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통합 적립금 서비스다. 이 또한 구매자 입장에서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쇼핑몰의 적립금을 마일리지로 한 번에 모아 현금처럼 사용 할 수 있어 유용하다. 


그러나 판매자들은 자체 마일리지 서비스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막강한 마케팅과 광고를 이어가는 네이버 마일리지와의 경쟁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 이곳에서도 ‘슈퍼갑’ 네이버의 위력이 드러난다. 네이버 마일리지는 지난해 말 누적 회원수 500만 명을 돌파했다.

물론 혜택 지수는 랭킹을 매기는 3가지 기준 중 하나일 뿐이고 네이버 측이 ‘자사의 서비스는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 고객들의 편의와 혜택을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네이버의 입장에서는 ‘믿을 만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랭킹을 매기는 기준이 객관성을 상실하면 네이버 측의 주장은 사상누각이 된다. 네이버 측은 3가지 지수의 점수 배분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가 네이버 홍보팀에 문의한 결과, 정확도 지수, 실적 지수, 혜택 지수 3가지 지수를 점수화해 지식쇼핑 랭킹을 매긴다고만 밝혔을 뿐 3가지 지수의 정확한 점수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어떤 지수에 가중치를 부여했는지 여부는 네이버만 안다는 것이다. 랭킹 정렬 알고리즘을 밝혀야 지식쇼핑의 상품 배열이 ‘믿을 만한’ 정보가 될 수 있는데도 네이버 측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투데이가 ‘만약 2개 쇼핑몰의 동일 상품이 같은 점수가 나올 경우에는 어떤 순서로 정렬되는지’를 묻자 네이버 홍보팀은 “네이버 지식쇼핑의 지수화 같은 경우는 동점이 안 나오는 구조”라면서 “연관성이나 비교 클릭 여부, 혜택 여부 등이 전부 포함 돼 있기 때문에 특정 쇼핑몰을 밀어준다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동점이 나오지 않는 구조’라는 네이버 측의 설명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까. 더욱 그 알고리즘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네이버 측은 아시아투데이가 ‘특정 쇼핑몰에 대한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는데도 이와 관련한 답변을 ‘친절하게’ 했다.

네이버의 하루 평균 방문객 수가 1600만 명에 달하고 네이버를 통한 오픈마켓 유입 고객수가 오픈마켓 전체 방문 고객의 30~40%를 차지하는 만큼 네이버 지식쇼핑의 상품 검색 결과는 지대한 영향력을 갖는다. 그러나 막강한 영향력에 비해 지식쇼핑의 객관성과 투명성은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있어 네이버의 ‘자사 밀어주기’ 의혹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 지식쇼핑, 다음쇼핑하우, 다나와, 에누리닷컴, 바스켓, 아바웃, 비비 7개 가격비교 사이트 중 네이버 지식쇼핑의 가격 정보 불일치 비율이 11.0%로 7개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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