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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NHN “네이버서 광고 빼겠다” 광고주 협박

[단독] NHN “네이버서 광고 빼겠다” 광고주 협박

기사승인 2013. 07. 1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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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업체 메모 앱에 광고 제공 중단하라” 이메일 전송

NHN이 자사 광고주들에게 ‘특정 업체의 메모 애플리케이션(앱)에 광고 제공을 중단하지 않으면 네이버에서 광고를 뺀다’는 협박성 이메일을 수차례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웹페이지 어디에나 메모장을 붙일 수 있는 앱이 네이버 광고를 가려 광고 수입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검색 시장점유율 75%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광고주를 압박한 것이다.

10일 메모 플랫폼 앱 ‘메모디스’ 서비스업체 이즈포유에 따르면  NHN 자회사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은 지난해 1월과 2011년 11월 광고주들에게 ‘메모디스 배포와 광고·이벤트·상품정보 제공을 중단하지 않으면 네이버 광고 게재와 검색 노출을 차단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NBP가 지난해 1월 광고주들에게 보낸 이메일 일부 내용.
메모디스가 NBP 광고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으로, 광고를 목적으로 사용자 동의 없이 설치하는 악성 소프트웨어(애드웨어)라는 것이다. NBP는 네이버 광고계약 약관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해당 약관에는 ‘광고주가 회사 업무에 방해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을 뿐 애드웨어에 관한 기준은 없다. 게다가 메모디스는 2009년 정부 연구·개발(R&D) 기술혁신 과제로 선정된 ‘소셜 레이어’로 제작해 정부 지원을 받는 차세대 메모 플랫폼이다.

경고 이메일을 받은 10여개 광고주는 NBP의 광고 차단 조치를 우려해 2011년 11월 메모디스에 광고 게재를 중단했다. 네이버에서 광고가 빠지면 상품 노출이 급감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당 광고주들은 LG패션·동원F&B·일동후디스·보령·남양유업·하이마트·여행박사 등이다. 이들 기업은 광고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메모디스에 광고를 게재한 뒤 자사 웹사이트에서 메모디스를 배포하고 있었다.

이즈포유는 지난해 1월 ‘메모디스는 사용자와 광고주 동의 아래 제공하는 합법적인 소프트웨어(SW)’라고 주장하는 내용증명서를 NBP에 제출했다.

그러나 NBP는 4개월이 지나고서야 ‘메모디스가 자사 광고영업을 저해한다’는 공문을 이즈포유에 보냈다. 메모디스의 광고가 모두 끊긴 뒤였다.

이즈포유는 NBP 공문과 광고주 압박 이메일 자료를 근거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및 민사 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NBP가 약관에도 없는 애드웨어 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상 SW를 애드웨어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최문성 이즈포유 대표는 “NBP가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아 정부 지원을 받는 메모디스 사업을 불법 SW 배포 행위로 간주했다”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바탕으로 광고주들을 협박해 메모디스 설치를 방해한 것은 영업 방해 및 불공정 거래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정우 NHN 언론홍보팀 차장은 “네이버의 검색 품질과 광고 노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뤄진 조치”라며 “포털 사업자는 사용자와 광고주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명했다.

※소셜 레이어란? 브라우저 위에 레이어를 형성해 웹페이지 어디에나 메모장을 포스트잇처럼 붙이는 등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스마트폰 첫 화면을 변경하는 런처 앱 '페이스북홈'에 쓰인 기술과 유사한 개념이다.

NBP가 지난해 5월 이즈포유에 보낸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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