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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푸틴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 위한 진전된 합의

박 대통령, 푸틴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 위한 진전된 합의

기사승인 2013. 11. 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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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불 펀드’ 유라시아 인프라 개발…북극항로·조선·인적교류 논의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공식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자신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실현을 위해 진전된 합의를 이뤄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경제부흥’과 ‘평화통일 기반 구축’이라는 새 정부의 2가지 국정기조를 동시에 겨냥한 복합 경제·외교 구상이다.

거대 시장인 유라시아 역내 국가간 경제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교역의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만드는 동시에 유라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에 대해 직·간접적인 개방압력을 가하게 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면서 나아가 통일의 초석을 닦는다는 '청사진'이다.

이런 점에서 유라시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데다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 실현을 위한 발판을 놓는다는 의미 부여가 가능해 보인다.

또 그동안 한반도 주변 4강 가운데 관계가 비교적 소원했던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하면서 우리의 교역무대를 넓히는 한편 북한과 맞닿아 있고 전통적 특수관계인 러시아를 통해 북한의 개방 가속화를 유도하는 효과도 거둘 전망이다.

청와대 측도 이번 회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밑그림을 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기초 닦기 


이번 회담의 의제는 주로 경제협력 분야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의제는 북한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 나진항이 '라손콘트란스'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추진하는 러ㆍ북 합작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극동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의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를 통해 복합 물류 운송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는 것이 골자다.

철도 개보수 공사는 지난 9월 마쳤고, 나진항 3호 부두에 현대화된 화물 터미널 건설 공사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한창이다.

이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인 코레일과 포스코, 현대상선 등 3개사의 컨소시엄이 2천100억원을 투자, 합작회사의 70%에 달하는 러시아 측 지분을 절반 정도 인수하면서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날 회담에서 이 사업과 관련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 사업에 대한 리스크 보증 차원에서 3조원대 금융지원으로 지원사격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중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지역 국가들의 수출 화물이 나진항과 나진~하산 철도,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럽까지 운송되는 물류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
이는 박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하면서 구체적으로 내놓은 유라시아 복합 물류 네트워크 구축 방안과도 맞닿아 있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를 출발해 북한을 통과하는 철길이 막혀 있기는 하지만 일단 북한과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유라시아 물류 네트워크의 기초를 닦는 작업에 우리나라 지분이 들어가는 것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외에도 회담에서는 남·북·러 3각 협력사업으로 주목받는 러시아 천연가스의 한국 도입을 위한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같은 노선으로 러시아 전력을 한국으로 공급하는 송전선 건설 사업 등도 함께 논의됐다.

이 또한 박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구체적 실현 방안으로 제시한 에너지 인프라 연계 방안과 비슷하다.

다만 이들 계획은 북한의 협조가 있어야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향후 남북관계와 6자회담 진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개발펀드 조성으로 유라시아구상 뒷받침…북극항로ㆍ조선 협력도 추진 

회담에서는 북한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이들 사업 말고도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실현을 뒷받침할 협력 사업도 추진됐다.

양국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VEB)이 3년간 절반씩 10억달러 규모의 개발펀드를 조성, 시베리아를 중심으로 유라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을 수 있는 인프라 개발에 활용하고 각국 기업의 상대국 진출 사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 그것이다.

시베리아 인프라 개발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 희림 컨소시엄이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공영 개발펀드인 '슬로보다'가 발주한 이르쿠츠크주 복합산업단지(바이칼 스마트시티) 건설 설계를 맡는 방안도 논의됐다.

굵직한 양국 경제협력 분야 양해각서도 여럿 체결됐다. 조선 분야에서는 양국 기업이 러시아 나홋카항이나 보스토치니항에 합작 LNG 조선소를 설립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또 북극항로 개척 분야에서 우리 선박이 러시아 영해나 대륙붕에서 운항할 수 있고 러시아 항구나 항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도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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