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하반기 SK ‘제약·바이오’ 달아오른다… 최태원 승부수 또 통할까

하반기 SK ‘제약·바이오’ 달아오른다… 최태원 승부수 또 통할까

기사승인 2018. 10. 18.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SK바이오·제약사업주요일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2 반도체의 꿈 실현을 위해 하반기 들어 제약·바이오 육성 등 잇따라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M&A)과 공장 증설의 결과물이 기업설명회와 시판 일정 예고 등으로 나타나면서, 기대감에 불과했던 관련 사업의 재평가가 임박했다는 평가다.

17일 SK에 따르면 SK바이오텍은 이날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글로벌 CDMO(바이오 제약 위탁 개발 생산) 시장과 SK의 바이오제약 사업현황’에 대해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SK바이오텍이 지난해부터 인수한 공장들을 소개하고 회사의 비전을 소개하는 자리로, CDMO 성장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격변기를 맞아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CDMO 시장에서 SK는 지난해부터 두 차례 강소 업체를 인수하면서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CDMO는 기존의 위탁 생산(CMO)에 자체 보유한 기술을 접목해 의약품의 개발 및 생산, 품질관리를 모두 맡는 개념이다. 과거 하나의 제약사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허가 과정까지 모든 과정을 독립적으로 해왔다면 현재는 각 단계별로 전문업체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비용이 크게 절감될 뿐 아니라 개발 기간도 단축되기 때문이다. 공정이 매우 까다로워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지만, 연평균 10% 이상 성장률을 보이는 고부가가치사업이다.

전날 그룹의 또 다른 제약·바이오 계열사 SK바이오팜은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하고 제안하는 인공지능(AI) 약물설계 플랫폼을 국내 제약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플랫폼이 제대로 활용되면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이 상당히 단축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실패 확률을 낮춰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다음달에는 SK바이오팜의 핵심 제품 중 하나인 ‘세노바메이트’ 판매승인 신청이 예상되며 미국 JAZZ와 공동개발한 수면장애신약 SKL-N05는 내년부터 시판 예정이다. 호재가 가득한 SK바이오팜은 내년 상장을 계획 중이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SK케미칼의 경우 사노피파스퇴르와 손잡고 내년 폐렴구균백신 글로벌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을, SK바이오텍은 원료의약품 생산을, SK케미칼은 백신을 주로 하고 있다.

최 회장은 2016년까지 그룹의 사업 재편과 포트폴리오 최적화 작업을 마무리 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제약·바이오 키우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SK바이오텍 세종공장에 16만 리터 설비를 증설, 총 32만 리터로 생산능력을 확대했고 11월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을 1725억원에 인수했다. 스워즈 공장은 8만1000리터 규모로, 노바이트·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를 주 고객으로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특히 지난 7월엔 8070억원을 들여 미국 앰팩을 인수했다. 60만 리터의 글로벌 CDMO로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심혈관 치료제 등을 생산한다. 미국내 생산시설 3곳과 연구시설 1곳을 갖고 있다. 3개 생산거점을 합산하면 총 100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갖고있다. 2020년까지는 160만 리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1위 사업자는 스위스의 지크프리드로 155만 리터다.

물론 이같은 제약·바이오 육성이 SK만의 행보는 아니다. 재계 1위 삼성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와 삼성은 모두 반도체를 통해 대규모 수익을 올리며 바이오 육성 재원을 확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이오산업이 포스트 반도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선두기업과 경쟁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문기업 M&A에 나서고 있다”며 “반도체로 확보한 재원을 활용한다면 매년 제약·바이오부문에서 대규모 인수합병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 회장은 현재 제주도에서 ‘New SK를 위한 딥 체인지 실행력 강화’를 주제로 한 SK CEO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세미나에는 최 회장 외에도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그룹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제약부문에 대한 현황과 비전·육성책도 논의될 전망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