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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선분양제의 민낯 드러낸 ‘태전아이파크 옹벽’

[기자의눈] 선분양제의 민낯 드러낸 ‘태전아이파크 옹벽’

기사승인 2017. 07. 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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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 위주의 선분양제 고객 호구로 전락
황의중 기자의 눈
평생 모은 돈에 빚까지 져가며 샀다. 사면서 참고할 수 있었던 것은 견본주택에 아름답게 치장된 유닛과 모형도가 전부다. 대형건설사가 시공하니까 믿었다. 그러나 막상 눈앞에 드러난 것은 흉측한 옹벽의 전혀 다른 형태의 아파트.

황당해 하는 소비자에게 판매자인 시행사와 시공사는 “입주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는 황당한 답변을 한다.

본지는 현대산업개발 태전아이파크 관련 기사를 통해 이런 선분양제의 폐해를 고발했다.

뒤늦게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옹벽 등 견본주택에 없던 구조물을 철거하겠다고 밝혔지만, 입주예정자들은 이 말을 듣기 위해 땡볕 아래 1인 시위를 했어야 했고 생업을 포기한 채 시공사와 시청을 돌아다녀야 했다.

주택 분양시장에서 너무나 당연시 되는 선분양제는 사실 철저히 공급자를 위한 제도다. 건설사는 자기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소비자의 돈으로 집을 짓고 막대한 수익을 낸다. 반대로 소비자는 태전아이파크의 사례처럼 운이 나쁘면 고객에서 호구로 전락한다. “이런 일은 어느 건설사에서나 있는 일”이라는 현대산업개발 관계자의 말처럼 공급자는 어느새 죄의식조차 마비돼버렸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동영 의원 등 정치권이 후분양제 도입을 논의하게 된 것이 너무 늦었다는 감마저 든다. 후분양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건설사들의 금융비용이 늘고 무주택자들에게 그 부담이 돌아간다고 말한다. 일정 부분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분양시장은 너무나 공급자 위주로 쏠려있다. 기울어진 판은 어느 정도 바로잡아야 한다.

필자는 아직도 태전아이파크 입주예정자가 기사에 남긴 댓글을 잊을 수가 없다.

“다른 거 안바랍니다. 아이파크를 내세워서 분양했던 그대로 지어주길 바랍니다…공사 관계자 당신들이 살고 싶은 집을 만드세요, 우리에게는 전재산입니다. 돈없고 힘없는 서민들 눈물 짓게 하지마세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꼭 이 글을 읽어봤으면 한다. 당신의 소중한 고객이 이렇게 울부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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