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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촬영’ 북한 무인기, 5시간30분간 490㎞ 날았다…3년만에 항속거리 2배 증가(종합)

‘사드 촬영’ 북한 무인기, 5시간30분간 490㎞ 날았다…3년만에 항속거리 2배 증가(종합)

기사승인 2017. 06. 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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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결과…사드 장비 배치 직후인 5월2일 이륙, '사드 목표' 명확
2기통 50㏄ 엔진, 배터리 용량도 대폭 증가…촬영 사진은 흐릿한 상태
합참 대북 경고성명 "협정위반, 대남도발 계속하면 강력하게 응징"
성능 향상된 북한 무인기
최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21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다. 국방부는 이날 무인기 조사결과 및 대북 경고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북한 강원도 금강군 지역에서 지난달 2일 이륙해 5시간 30여분 동안 490여㎞를 비행한 하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지역 등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무인기 발견 당일인 지난 9일 중앙합동정보조사팀을 꾸려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정밀 조사를 해왔고 조사팀은 21일 “소형 무인기의 비행경로 등을 분석해 명백한 과학적 증거를 통해 북한의 소형 무인기로 확인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무인기가 이륙한 시점은 주한미군이 사드 기지인 성주골프장에 사격통제용 레이더, 발사대 2기, 교전통제소 등 핵심 장비를 반입한 지 불과 6일이 지난 시점이다. 북한이 사드 장비의 배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무인기를 날려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인기 무게는 남은 연료 1.3ℓ를 포함해 13㎏이었다. 전체 길이 1.85m, 날개폭 2.86m로, 백령도 무인기(날개폭 2.46m)보다 조금 컸다.

조사팀이 무인기에 입력된 비행경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무인기의 발진 지점과 복귀 예정 지점이 모두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로 확인됐다.

지난 5월 2일 오전 10시 정각 이륙한 무인기는 금강군에서 경북 성주군 방향으로 직선거리에 있는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지나 오후 1시 9분께 성주골프장의 사드 기지를 촬영한 뒤 북상하던 중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체에 장착된 카메라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 551장이 보여준 비행경로와도 일치했다. 이 가운데 사드 기지를 촬영한 사진은 10여장이었다. 구글 어스 위성사진보다 크게 나을 게 없을 정도로 낮았고 사드 기지의 발사대 등 핵심 장비가 흐릿하게 보이는 수준이었다.

카메라는 일본 소니사의 ‘A7R’ 기종으로 ‘35㎜ f2.8 렌즈’를 장착하고 있었다. 비행조종 컴퓨터의 명령에 따라 적외선 리모컨 신호를 통해 셔터가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이번 무인기는 항공기가 연료를 최대한 채우고 이륙해 이를 다 쓸 때까지 비행할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하는 항속거리 측면에서 2014년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보다 항속거리가 2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ADD 관계자는 설명했다.

백령도 무인기는 항속거리가 180~300㎞로 추정됐고, 이번 무인기는 연료를 1.3ℓ 남겨 놓고도 전체 비행거리가 약 490㎞에 달해 엔진 성능이 대폭 향상됐음을 입증했다. 무인기에 장착된 2개의 배터리 용량도 5300㎃h로 백령도 무인기(2600㎃h)의 2배 이상이었다.

또 백령도 무인기의 경우 엔진 출력이 35㏄였지만 인제 무인기는 체코산 2행정 2기통 50㏄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다. 연료를 담는 엔진 탱크 용량도 7.47ℓ로 백령도 무인기(3.4ℓ)보다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우리 군은 북한이 또다시 남쪽으로 무인기를 날려 보내 주한미군 사드 기지를 정찰한 것을 군사도발로 간주하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특히 정전협정과 남북 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명백한 군사도발로 규정하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은 제2조 16항에서 상대방 군사 통제 아래 있는 지역과 인접한 해면의 상공을 존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북한이 1992년 맺은 남북불가침 부속합의서 제1장 2조는 상대방 관할 구역에 대한 정규무력이나 비정규무력의 침입을 금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대북 경고성명을 내고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고 군사기지를 정찰한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 불가침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한 도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합참은 “군은 북한의 연이은 무인기 침투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형태의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북한이 이러한 대남 도발을 계속한다면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며 향후 모든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으로서는 북한이 2014년 3~4월에 날려 보낸 무인기가 파주, 삼척, 백령도 등에서 잇따라 발견된지 약 3년 만에 또다시 북한의 무인기 도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 전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시급해진 상황이다.

국방부는 이날 “우리 군은 무인기 침투 등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현존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추가적인 보강 전력 확보를 가속화해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신형 무기체계를 개발해 전력화 중이며 전방 지역에서 소형 무인기를 탐지·추적·격추할 신형 국지방공레이더, 신형 대공포, 레이저 대공무기 등을 조기 전력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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