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대남 압박카드’ 총동원한 북한, 남한 지렛대로 미국 흔들기 ‘노림수’

‘대남 압박카드’ 총동원한 북한, 남한 지렛대로 미국 흔들기 ‘노림수’

기사승인 2018. 05. 20. 16:5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정부 중재역할 막중…남북관계 숙성 과정에서 주도권 쥐겠다는 의도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북미정상회담 언제 어디서 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한·미 연합 맥스선더 훈련을 빌미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산시킨데 이어 탈북종업원 송환과 풍계리 취재진 거부 등 잇단 대남 압박카드를 내놓고 있다. 미국에는 북·미 정상회담의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본격화된 북한의 압박은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한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을 흔들어보려는 북한의 협상력 제고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현재 한·미 연합훈련을 비롯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발언, 탈북종업원의 송환,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등 대남 압박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총동원한 상태다.

북한의 이 같은 압박은 단기적으로는 한·미, 북·미 정상회담을 의식한 행보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될 남북관계 숙성 과정에서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도 읽힌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는 2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압박의 성격과 함께 향후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북한이 적어도 남측과 대등한 수준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북한이 대화의 판 자체를 깨뜨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지난 17일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구름이 걷히면 하늘은 맑고 푸르게 되는 법”이라고 했다.

북한의 입장표명이 노동당 등 공식기구를 통한 성명 발표가 아닌 리 위원장이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등 개인 발언 형식으로 이뤄진 것도 회담 테이블을 걷어차지 않는 수준에서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요구대로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북·미 기싸움이 본격화되고 있어 중재자로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한층 더 막중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비핵화 방법론을 둘러싼 북·미의 입장차를 좁히는 것 외에도 북한의 잇따른 대남·대미 압박이 미국의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하면서 대화 자체가 무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꽉 막힌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채널로 파악한 북한의 의중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이끌기 위한 보상 방안을 적극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