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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 해서는 안돼

[기자의 눈] 중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 해서는 안돼

기사승인 2018. 12. 2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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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초미세먼지는 중국 요인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
중국은 PM2.5(초미세먼지) 발생에서도 대국으로 손색이 없다. 이로 인한 스모그 창궐로 대륙 거의 전 지역이 매일이다시피 고생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 인도를 제외하면 세계 최대의 스모그 대국으로 불려도 크게 무리하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정도 수준이면 이웃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일의대수(一衣帶水)라는 말이 있듯 지척에 자리잡은 한국에게는 치명타를 안겨준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실제로도 그런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PM2.5가 대량으로 발생하게 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바로 한국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니까 말이다. 모진 사람 옆에 있으면 고생한다는 말이 딱 맞는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smog
최근 초미세먼지의 내습을 받은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의 풍경. 거의 모든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베이징=홍순도 특파원.
그럼에도 중국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수긍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한국의 스모그 문제는 자국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공격적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28일 환경부 대변인이 “서울의 스모그는 현지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탓이다. 중국과는 관련이 없다”고 작심 발언한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되 조금 심하게 말하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해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세라고도 해도 좋다.

한국과 중국은 진짜 일의대수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만큼 가깝다. 산둥(山東)반도의 닭 우는 소리가 인천에서 들린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더구나 중국은 자신들도 양국 어업회담이 열릴 경우 “한국 서해안 쪽의 물고기들은 모두 다 중국 동해안에서 간 것들”이라는 주장을 할 정도로 양국이 지척지간이라는 사실을 너무도 확실하게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초미세먼지 만큼은 “중국이 한국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아마 본인들도 그런 주장을 하면서 머쓱할지 모른다. 고비 사막의 모래 성분이 미국의 플로리다나 브라질의 아마존에서도 발견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더욱 그럴 수 있지 않나 싶다. 더구나 최근에는 비슷한 사례도 국제적으로 확실하게 인정을 받은 바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하는 악성 연무인 헤이즈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공인된 것이다.

중국의 입장은 누가 보더라도 억지에 가깝다. 한국으로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많다. 당장 미국의 나사(항공우주국)의 협조를 얻어 디테일한 기상 데이터만 확보해 제시해도 중국이 아무 소리도 못하게 된다. 중국이 제3국의 검증된 데이터까지 무시할 정도로 막 나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중일 3국의 환경 당국자들이 전문가적인 양심을 걸고 난상토론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북한과 일본의 협조를 얻어 중국의 억지 주장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 역시 소망스럽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말해 중국의 당국자들은 진실을 알고 있다. 국익을 위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노력하는 것만이 G1을 지향하는 올바른 대국의 자세가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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