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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인터넷은행을 바라보는 시중은행들의 엇갈린 시각

[취재뒷담화]인터넷은행을 바라보는 시중은행들의 엇갈린 시각

기사승인 2017. 04.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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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의 출범과 연이은 ‘카카오뱅크’의 영업 개시 소식에 인터넷은행이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왝더독은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작은 부분이 큰 흐름을 바꿔놓거나 주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케이뱅크 돌풍은 거센 상황입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사흘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업계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습니다. 365일, 24시간 금융 서비스가 가능하고 지점 임차료·인건비를 절감해 고객 중심의 수수료와 금리를 책정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시중은행들의 시작은 엇갈립니다.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반면 ‘개점 효과’에 불과할 뿐 이같은 열풍이 1년도 채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던 A행원은 “카카오톡이 다음을 흡수합병 했듯 인터넷은행이 커지면서 기존 은행을 집어 삼킬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케이뱅크에 이어 고객 기반이 더 튼튼한 카카오뱅크도 조만간 출범할텐데 긴장감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생각보다 기대 이하라고 평가하는 행원들도 꽤 있었습니다. 비대면 금융 거래 등이 현재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또 중금리 대출시장을 타켓팅한 만큼 주요 고객 범위가 크게 겹치지는 않아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행원들도 많았습니다.

B행원은 “예금금리는 시중에서 볼 수 없는 2%대로 매력도가 높지만 신용 대출금리는 타행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오히려 기존 시중은행들보다는 2금융권인 저축은행, 카드사 등이 긴장해야 할 듯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예대마진 만으로 수익을 내야 돼 대손비용에 따른 적자가 당분간 이어질텐데, 초기 흥행 성적을 이어갈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지 앞으로가 관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안·부실 위험 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C행원은 “개별 은행마다 각자의 신용펑가모델이 있겠지만 가입 후 마이너스통장의 한도가 너무 높게 책정되는 것을 보고 ‘부실이 나기 쉬울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은 보안 서비스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인터넷은행을 두고 성공을 운운하기는 이른 듯 합니다. 다만 이같은 업계의 생생한(?) 조언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기존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은행의 출범을 계기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디지털 혁신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상생을 위한 선의의 경쟁의 장이 펼쳐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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