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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휠라코리아, 지주사 전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취재뒷담화]휠라코리아, 지주사 전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사승인 2017. 05.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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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코리아 사옥(서울서초구 명달로6)
휠라코리아 사옥
“휠라는 스포츠 브랜드인가요? 캐주얼 패션 브랜드인가요?”

이런 질문을 하면 휠라코리아는 글로벌 스포츠브랜드라는 답을 내놓습니다. 휠라코리아가 추구하는 헤리티지의 근간이 스포츠라는 것이죠.

사실 휠라는 1970년대 테니스 용품에 집중했고, 이후 농구·배구·골프 등 특정 종목의 엘리트 선수를 위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으니 이는 정확한 답이라 하겠습니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이 올해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비상하는 해로 정한 것만 봐도 스포츠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휠라코리아가 지주사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 또한 세계 70여 개국에서 전개 중인 휠라 브랜드의 헤드쿼터 역할을 강화하고 글로벌 스포츠브랜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소비자가 휠라 브랜드를 보는 시각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휠라를 스포츠 브랜드가 아닌 캐주얼 패션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통 스포츠브랜드라고 하기에는 제품의 기능적 부분이 약하다는 것도 이런 인식을 고착화시켰습니다.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의 브랜드 자산 개념이 일반화되면서 많은 기업들은 브랜드 충성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 왔습니다.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더 많은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작 지켜야 할 브랜드 정체성은 사라지는 우를 범하곤 했죠. 휠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 자산은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투영돼야 합니다. 기업과 소비자 간 공통적인 가치가 존재하지 않으면 기업의 전략은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휠라는 100년이 넘는 역사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품질수준도 이미 소비자들에게는 인지돼 있습니다. 충성고객도 존재합니다. 세계적으로 독점적인 라이선싱 관리로 브랜드가치를 제고하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브랜드 정체성은 놓친 듯합니다. 휠라가 어떤 부분에 특화된 브랜드인지 명확지 않기 때문입니다. 광고와 스폰서십 등 마케팅 활동만 잘 되면 기업이 생각하는 브랜드가치를 소비자가 이해할 것이란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휠라코리아의 ‘F’로고를 봤을 때 소비자가 무엇을 떠올릴 지, 패션브랜드로 인식된 이미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탓일 수도 있습니다. “휠라는 스포츠 브랜드입니다.” 이 대답은 기업이 아닌 소비자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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