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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대표이사 40% 교체”...신세계그룹 인사의 의미는

[취재후일담] “대표이사 40% 교체”...신세계그룹 인사의 의미는

기사승인 2023. 09. 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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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지난 20일 단행된 신세계그룹 2024년 정기임원인사는 한마디로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룹에서 대놓고 대표이사 교체비율을 '40%'로 언급한 것도 의외였고, 주요 사업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대표 모두 바꾼 것도 충격이었습니다.

이 정도의 대규모 인사라면 보통 말이 나오기 마련인데, 하루 전까지만 해도 '잠잠'했던 신세계그룹이었기에 9명의 대표이사 교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신상필벌' 인사를 단행했을 당시에도 스타벅스 대표만 교체됐기에 이번 인사야 말로 '문책성 인사'라는 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이명희 회장이 진두지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관리통'과 '재무통'으로 통하는 그룹 내 대표이사를 곳곳에 배치해 삼성가 막내딸다운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관리의 신세계'가 출범했다는 평가도 내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인사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용진의 결단' 등의 내용으로 인사 기사가 도배됐지만 올해는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이명희 회장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정용진의 사람'으로 오랫동안 신임을 얻었던 강희석 이마트 대표도 교체된 데다 '스타벅스의 성공신화'를 일군 1949년생의 이석구 대표까지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다시 등판하니 이런 추론도 가능했던 거지요.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딸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경영 전권을 넘겨줬지만 그룹이 위기에 봉착하자 다시 직접 총대를 메고 전면에 나선 것입니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신흥강자 '쿠팡'에 유통왕좌 자리를 내주며 퇴보하고 있습니다. 그룹의 주요 한 축인 이마트는 2021년 이후 영업이익이 계속 하락세입니다. 2021년에는 연결기준 316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357억원으로 57.2%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394억원 적자전환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오프라인 유통업의 위기를 지마켓 인수와 유료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 클럽'의 출범 등 대규모 투자로 돌려보려고 했지만 아직은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재계에서는 그룹이 안정화될 때까지 이명희 회장이 적극적으로 경영에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신세계그룹은 당분간 이명희식 '관리 체제'로 고삐를 죄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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